이재현 CJ그룹 회장

CJ그룹은 23일 정기 인사를 발표하면서 "초격차 역량 기반의 독보적 1등 달성과 글로벌 가속화"를 강조했다. 이재현 CJ그룹 회장(사진)이 경영 복귀 후 실시한 두 번째 정기 인사의 핵심이다.

오는 2020년까지 매출 100조원을 달성하겠다는 경영 비전 ‘그레이트 CJ’와 2030년까지 3개 이상의 사업에서 세계 1등이 되겠다는 ‘월드베스트 CJ’라는 목표를 이루겠다는 이 회장의 청사진이 담긴 인사로 풀이된다. 그동안 이 회장은 ‘초격차 전략’을 내세우면서 사업구조와 조직문화 재편, 해외 기업 인수합병(M&A)에 주력해왔다.

이번 정기 인사에서 CJ주식회사 공동대표로 삼성 출신 박근희(65·사진) CJ대한통운 부회장을 내정한 것도 '초격차 전략'과 '글로벌 가속화'에 속도를 내기 위한 진용을 갖추는 데 주력한 것으로 보인다. CJ 측은 "그룹의 글로벌 생활문화기업 도약을 앞두고 박 부회장의 오랜 경륜과 글로벌 분야에서의 전문성을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박근희 공동대표 내정자

1978년 공채 19기로 삼성전관(현 삼성SDI)에 입사한 박근희 부회장은 청주상고와 청주대 출신으로 부회장 자리에 오른 ‘삼성맨의 신화’로 꼽힌다. 그는 2004년 삼성그룹 사장으로 승진, 삼성생명 대표이사 부회장 등을 거쳐 지난 8월 CJ로 자리를 옮겨 대외업무를 총괄해왔다.

삼성그룹 고위직이 CJ그룹으로 옮긴 것은 이례적이다. 두 그룹은 고(故) 이병철 회장의 유산을 두고 이맹희 CJ그룹 명예회장과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이 수조원대의 상속 소송을 벌이는 등 오랜 기간 불편한 관계였기 때문이다. 그러나 CJ그룹이 삼성그룹과 마찬가지로 ‘독보적 1등’을 전략으로 내세우면서 인사에 제한을 두지 않기로 한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 올해 CJ 임원 승진자들은 철저한 성과주의에 기반해 눈에 띄는 성과를 낸 사업부문에서 주로 배출됐다.

CJ CGV(079160)신임 대표이사에 내정된 최병환 CJ포디플렉스 대표이사는 오감체험관 ‘4DX’와 다면상영관 ‘스크린X’ 사업의 성공 경험을 살려 CGV 미래전략 수립 및 글로벌사업 내실 강화를 도맡게 된다.

(왼쪽부터) 최병환 CGV 대표 내정자, 최은석 CJ주식회사 경영전략총괄(부사장), 강호성 CJ주식회사 법무실장(부사장)

이밖에 지난해 국내 가정간편식 시장 1위를 기록하는 등의 성과를 낸 CJ제일제당(097950)에서는 부사장대우 승진자 5명, 신임임원 12명이 배출 되는 등 그룹 계열사 중 가장 많은 25명의 승진자가 나왔다.

이날 CJ(001040)그룹은 총괄부사장 2명, 부사장 3명, 부사장대우 9명, 신임임원 35명 등 총 77명을 승진시키고 48명을 보직이동시키는 임원인사를 단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