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걸 "법인 분리 금지 가처분 소송 검토"

22일 국회 정무위원회의 산업은행 국정감사에서 한국GM의 연구개발(R&D) 법인 분리 결정을 놓고 산업은행과 한국GM이 팽팽한 신경전을 벌였다.

이런 가운데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이 한국GM에 공적자금 8000억원을 투입하기로 결정하기 전에 법인 분리 계획을 이미 알고 있었던 것으로 드러나면서 뒷북 대응 논란이 일고 있다.

이날 국감에 출석한 이 회장이 "공적자금을 지원하기 전에 한국GM이 법인 분리를 계획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고 밝히자 의원들의 비판이 이어졌다.

김성원 자유한국당 의원은 "(이 회장이) 정부를 대표하는 은행장이 아니라 GM을 대변하는 듯한 발언을 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김병욱 더불어민주당 의원도 "(이 회장이) 꼭 GM 사장 같다"며 "국민과 언론은 공분하고 있는데 이 회장은 국민 정서와 괴리돼 있다"고 지적했다.

앞서 한국GM은 2대주주인 산업은행과 노조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지난 19일 주주총회를 열고 R&D 조직 분리 및 법인 신설 안을 통과시켰다. 산업은행은 한국GM 경영정상화 합의안에 없었던 R&D 법인 분리가 강행되고 있는 것에 대해 한국 시장 철수를 위한 사전 작업이 아니냐고 의심하고 있다. 지난 4월 공적자금 약 7억5000만달러(약 8500억원)를 한국GM에 투입하기로 한 산업은행은 법인 분리 이후의 사업 계획을 확인할 필요가 있다며 반대하고 있다.

22일 국회 정무위 국감에서 한국GM 법인 분리 문제가 쟁점이 됐다. 이동걸(맨 오른쪽) 산업은행 회장과 최종(오른쪽 세번째) 한국GM 부사장이 국감에 출석했다.

이 회장은 "법인 분리가 강행되면 돌이킬 수 없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며 "(법인 분리 금지) 가처분 소송을 내는 걸 신중하게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산업은행은 법인 분리에 대한 비토권 여부에 대해 다툼의 여지가 있다는 입장이고 권한소송에서 다룰 계획"이라며 "법인 분리가 회사에 이익이 될 수도 있기 때문에 무조건 반대하는 건 아니고, 다만 일방적인 진행을 중지하라는 의미에서 가처분 신청을 냈던 것"이라고 했다.

이 회장은 한국GM에 투입하기로 한 공적자금 가운데 남은 절반에 대해서는 "원칙적으로는 지원하겠지만 (지원 중단도) 검토는 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