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AI) 스피커는 날씨 정보나 음악 듣기처럼 한정된 기능 때문에 소비자들에게 지적을 받아왔다. SK텔레콤이 이같은 AI 콘텐츠 부족의 한계를 극복하고자 누구나 AI 서비스를 개발할 수 있는 서비스를 내놨다. KT와의 AI 스피커 콘텐츠 확보 맞대결이 예상된다.

SK텔레콤의 오픈 플랫폼을 통한 기업과 기업간 거래(B2B) 제휴 영역.

SK텔레콤은 누구라도 AI ‘누구’ 서비스를 개발할 수 있는 웹 사이트 ‘누구 디벨로퍼스’를 공개한다고 17일 밝혔다.

누구 디벨로퍼스는 직접 AI 서비스를 제작할 수 있는 ‘누구 플레이 키트’와 전용 디바이스를 관리할 수 있는 ‘누구 비즈’로 구성됐다. 누구 디벨로퍼스 개발 툴은 마우스와 키보드 조작만으로 누구 서비스를 제작할 수 있는 게 장점이다. 기업과의 협약을 통해 기업 맞춤형 서비스도 개발할 수 있다. 공개는 24일 예정이다.

누구 디벨로퍼스에서 회원가입 후 서비스를 개발할 수 있으며 유해 서비스 여부 같은 심사 과정을 거쳐 배포·운영할 수 있다.

17일 서울 을지로입구 SK텔레콤 기자실에서 간담회를 진행 중인 박명순 SK텔레콤 AI사업유닛장.

서비스를 직접 개발하기 어려운 파트너들을 위해 다수 전문 ‘에이전시’를 선정해 개발 지원도 할 계획이다. 아이디어만 있으면 코딩 지식이 없더라도 서비스 개발이 가능할 전망이다. 또 SK텔레콤은 24일 정식 오픈과 동시에 창업진흥원과 총상금 8400만원 규모의 ‘누구 서비스 개발·아이디어 공모전’을 개최한다.

박명순 SK텔레콤 AI사업유닛장은 "국내 AI 생태계 확산을 위해 누구 오픈 플랫폼을 개방했다"며 "앞으로도 개발자들의 피드백을 반영하고 오픈 플랫폼을 지속적으로 신경쓰고 발전시킬 계획이다"고 말했다.

이같은 AI 오픈 플랫폼 공개는 AI 콘텐츠 부족 지적에 따른 대응책이다. AI 스피커 활용은 그동안 날씨 안내 같은 한정된 기능에 국한돼 왔다. 국내 시장조사업체 ‘컨슈머인사이트’의 자료를 보면 소비자들은 음악 선곡·검색(57%)이나 날씨 정보 안내(55%) 같은 단순 검색을 위해 AI 스피커를 활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서비스 이용 전체 평균 만족도도 49%로 낮은 수준이다.

SK텔레콤은 AI 오픈 플랫폼을 통한 신규 콘텐츠 개발로 이와 같은 한계를 넘겠다는 계획이다. KT도 2017년 6월 개발자 포털과 AI ‘기가지니’ 서비스 소프트웨어 개발 키트(SDK)를 공개한 바 있다. KT의 SDK를 통해 2000여개의 서비스가 개발 중에 있는 만큼 양사의 AI 스피커 콘텐츠 확보 전쟁이 전망된다.

통신업계의 한 관계자는 "AI 스피커는 콘텐츠가 한정돼 한 번 쓰고 먼지만 쌓인다는 지적이 많았다"며 "오픈 플랫폼을 통해 콘텐츠 아이디어를 모아 콘텐츠 부족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전략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