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경제포럼 140개국 평가…작년보다 국가 경쟁력 2계단 상승

세계경제포럼(WEF)이 발표한 올해 국가 경쟁력 평가에서 우리나라는 평가 대상 140개국 중 15위를 차지했다. 지난해보다 국가 경쟁력 순위가 2계단 상승한 것으로 조사됐지만, 시장의 경쟁구조와 노동시장 분야 경쟁력은 하위 수준이었다.

17일 기획재정부는 WEF가 공개한 국가 경쟁력 평가에서 이런 성적표를 받았다고 밝혔다. 기재부는 "작년 우리나라 경쟁력 평가는 137개국 중 26위였지만, 이번에 평가 방식이 바뀌면서 작년과 올해 순위를 단순 비교하는 것은 한계가 있다"며 "WEF에 따르면 작년 평가 결과를 올해 산출 방식으로 환산하면 17위로, 올해 한국의 종합평가 순위가 작년보다 2계단 상승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WEF는 매년 각국 정부가 내놓는 통계와 각국 기업 최고경영자 대상 설문 조사를 바탕으로 국가 경쟁력 평가 결과를 발표한다. 한국은 2008년 평가에서 종합 순위 13위에 오른 뒤 2011년에는 순위가 24위까지 떨어졌고, 2012년 19위로 잠깐 반등했지만 2014년부터 지난해까지 4년 연속 26위에 머물렀다. 올해는 경쟁력 평가가 소폭 상승했다.

분야별로 거시경제 안정성과 정보통신기술(ICT)보급의 경쟁력은 1위로 세계 최고였고, 인프라(6위), 혁신역량(8위), 시장규모(14위), 보건(19위), 금융시스템(19위) 등이 비교적 탁월한 성적을 냈지만, 노동시장(48위)과 생산물시장(67위) 경쟁력 순위가 낮았다.

시장 독과점과 경직된 노동시장 구조 때문에 생산물시장이나 노동시장의 효율성도 부진한 것으로 분석됐다. 특히 노동시장 부문의 경우 노사관계 협력이 124위로 최하위 수준이었고, 정리해고 비용(114위), 근로자의 권리(108위), 외국인 노동자 고용의 용이성(104위)도 경쟁력을 저해하는 요인으로 꼽혔다.

생산물시장에서는 관세율이 96위로 경쟁력 순위가 가장 낮았고 독과점 수준(93위), 관세의 복잡성(85위)도 성적이 좋지 않았다.

국가 경쟁력이 가장 높은 곳은 미국이었고 싱가포르가 2위, 독일이 3위였다. 스위스, 일본, 네덜란드, 홍콩, 영국, 스웨덴, 덴마크가 그 뒤를 이었다. 한국은 아시아 국가 중 5위였고 노르웨이(16위), 프랑스(17위), 중국(28위)보다 순위가 높았다.

기재부는 "규제 혁신의 속도를 높여 생산물시장의 역동성을 제고하는 한편 혁신성을 확산하고 기업가 정신을 높이는데 중점을 두고 기업 투자·고용 등을 밀착 지원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경직적인 노동시장을 개선하기 위해 사회적 대타협을 통한 단계적인 노동시장 구조개혁을 추진하고 사회 안전망을 강화해야 한다고 밝혔다.

기재부는 다음 달 민·관 합동으로 구성된 국가경쟁력정책협의회를 열어 우수한 평가를 받은 부문의 장점을 이어가고 부진한 분야를 개선하는 방안을 모색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