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기업들은 연간 20조원 규모의 수출 기회가 열려 있는 UN의 다양한 국제 사업에 더 많은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

UN(국제연합)의 서열 3위인 그레테 파레모(63) UN 사무차장은 16일 본지 인터뷰에서 "수출도 하고 국제사회에 기여도 할 수 있는 '착한 비즈니스'에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산하기구 UNOPS(유엔 프로젝트 조달기구) 사무총장을 겸하고 있다. 1974년 설립된 UNOPS는 UN이 193개 회원국의 분담금으로 진행하는 각종 사업을 총괄해 실행하고, UN과 산하기구의 주요 물품 구매 등 조달청 역할도 한다. 노르웨이 에너지부·법무부 장관 등을 지낸 그는 2014년부터 UN으로 자리를 옮겼다.

UN(국제연합) 사무차장 겸 UNOPS(유엔 프로젝트 조달기구) 사무총장인 그레테 파레모(63)는 16일 서울 한 호텔에서 본지와 인터뷰하면서“한국 기업들이 연간 20조원 규모의 UN 조달 시장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번 방한은 오는 11월 28~30일 열리는 '2018 지속 가능 발전을 위한 스마트기술 및 조달 전시회·콘퍼런스(STS&P 2018)' 준비를 위한 것이다. UNOPS와 한국 NGO(비정부기구)들이 공동 주관해 국내 중소기업과 국제기구 조달 관계자들을 연결해주는 행사로 올해 두 번째다.

그는 "UNOPS는 UN 산하기구 중 유일하게 돈을 지원받는 게 아니라 쓰는 조직으로, 연간 180억~190억달러(약 20조원) 규모의 물품을 조달한다"면서 "한국 기업들도 UN 조달 시장에 참여하고 싶다면 먼저 UN 공식 조달 사이트에 등록부터 하라"고 조언했다. '유엔 글로벌 마켓 플레이스(UNGM)'라는 사이트에 등록하면 각종 UN 프로젝트에 입찰할 기회가 주어지고, 입찰에 선정되면 프로젝트 구매담당자와 연결된다. 현재 전 세계 1만3677개 기업이 등록돼 있는데, 이 중 한국 기업은 1.8%인 243개다. 한국 기업들이 지난해 UN 조달에 참여한 규모는 2300억원, 점유율 1.1% 수준으로 우리가 UN에 내는 분담금 비율인 2%(2조4000억원)보다 낮다.

그는 "아프리카·중동·아시아 등 빈곤·분쟁 등으로 고통받는 지역에 학교·병원·집 등 사회 기반 시설을 짓거나 질병 퇴치를 위한 백신·의료기기 등을 공급하는 프로젝트가 많다"며 "중소기업부터 대기업까지 많은 기회가 열려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한국 기업들의 우수한 기술이 국제사회에 큰 기여를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