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전시장은 새 차를 살 때에만 간다? 아니다. 요즘 자동차 회사들은 고객과의 접점을 넓히기 위해 전시장을 겸한 다양한 체험 공간과 행사를 마련해놓고 있다. 이곳에선 차를 사야 한다는 부담은 잠시 내려놓고 마음껏 즐겨도 좋다. 자동차 기업들이 브랜드에 대한 호감을 높이려는 목적이 크기 때문이다. 올가을, 자동차 체험 공간으로의 나들이는 어떨까?

◇어린이도 즐기는 주행 교육…BMW 드라이빙센터·벤츠 AMG 아카데미

메르세데스-벤츠는 다음 달부터 'AMG 드라이빙 아카데미'를 진행한다. 지난 5월 용인 에버랜드의 자동차 경주장과 제휴를 맺고, 이 경주장을 'AMG 스피드웨이'로 이름 붙인 뒤 일반인을 대상으로 마련한 첫 프로그램이다. BMW가 운영 중인 드라이빙 센터에 맞대응하려는 전략이다. AMG는 벤츠의 고성능차 브랜드다. AMG 아카데미에선 독일 본사가 개발한 3가지 프로그램이 마련된다. 운전 재미를 만끽할 수 있는 기술을 알려주는 'AMG 퍼포먼스'(참가비 추후 공개), 이보다 한 단계 업그레이드된 기술을 배울 수 있는 'AMG 어드밴스드'(참가비 100만원), 그리고 여성 운전자만을 위한 'AMG 포 레이디스'(60만원) 등이다.

요즘 자동차 회사들은 전시장을 겸한 다양한 체험 공간을 만들어 각종 행사를 마련하고 있어 가을 나들이 장소로 고려해 볼 만하다. 위부터 BMW 드라이빙센터(영종도), 메르세데스-벤츠 AMG 스피드웨이(경기 용인), 현대모터스튜디오(경기 고양).

BMW가 2014년 영종도 인천공항 옆에 개장한 드라이빙센터는 축구장 33개 규모(24만㎡)로 국내 최대 자동차 체험 공간이다. 2.6㎞의 폐쇄형 주행 트랙에선 직진·코너링·오프로드 등 다양한 환경에서 운전의 재미를 느낄 수 있다. '주니어 캠퍼스'에선 8~13세 어린이들이 자동차 기본 원리에 대한 과학 교육을 받고, 직접 친환경 자동차를 만들어 볼 수 있다. 하루 4회 50분씩 진행하는 '키즈 드라이빙 스쿨'에선 5~7세 어린이들이 직접 헬멧을 쓰고 미니 자동차 운전을 해볼 수 있다.

◇자동차도 예술 작품처럼 전시… 현대기아차·토요타·캐딜락도 체험관 마련

현대자동차는 2014년 서울 강남 언주로에 최초의 브랜드 체험관 문을 연 뒤 하남(2016), 고양(2017)에 차례로 체험관을 열었다. 이 중 고양점은 1만6719㎡(5058평)에 지상 9층, 지하 5층 규모로 가장 크다.

지난 1월 개관한 '제네시스 강남'에선 EQ900, G80, G70 등 제네시스 전 차종의 다양한 컬러 모델을 직접 운전해 볼 수 있다. 사전 예약을 하면 시승차가 미리 준비되고, AR·VR 기술 기반의 가이드 앱인 '제네시스 버추얼 가이드'로 차량 작동법을 먼저 익힐 수 있다.

지난해 6월 서울 압구정동에 문을 연 기아차의 브랜드 체험관인 'BEAT 360'에선 오는 20~26일 'AI 展(Artificial Intelligence, Automobile Innovation, Artistic Installation)'이 열린다. 이곳은 기아차들이 예술 작품처럼 전시돼 있으며, 세계 최초로 홀로 렌즈 매개 현실(MR·혼합현실) 기술을 활용해 차량의 특장점을 설명하는 '디지털 도슨트 투어' 프로그램도 운영된다.

'아메리칸 럭셔리'를 표방하는 캐딜락은 서울 강남에서 내년 8월까지 캐딜락 하우스 서울을 운영한다. 이곳엔 캐딜락이 제안한 라이프스타일·아이템을 경험할 수 있는 '라이프스타일 존', 캐딜락의 역사를 볼 수 있는 '히스토리 존'이 마련돼 있다. 이곳에선 다음 주부터 대형 세단 'CT6' 24시간 시승 이벤트가 진행되고, 25일에는 서수경 스타일리스트, 서옥 메이크업 아티스트, 정은 헤어 아티스트 등을 초청한 '할로윈 뷰티쇼'를 진행한다. 토요타는 서울 잠실 롯데월드몰에 '커넥트 투'라는 체험 공간을 2014년부터 운영 중이다. 곳곳이 자동차를 테마로 꾸며진 복합 문화 공간으로, 시판되지 않는 가장 최신 타입의 콘셉트카, 유망 예술 작가들의 다양한 협업 작품들이 전시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