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레기를 잘 분리해서 버리기만 해도 득이 되게 만들면 사람들이 아무 곳에나 쓰레기를 버리지 않겠지.’

사물인터넷(IoT) 기반 분리배출 플랫폼 ‘오늘의 분리수거’를 만든 벤처기업 ‘오이스터 에이블’의 배태관 대표가 사업을 시작한 이유다.

배태관 오이스터 에이블 대표는 사진 속 IoT 분리 배출함을 통해 분리배출 정확도는 높이고 지역경제도 촉진할 수 있다고 자신했다.

12일 만난 배태관 오이스터 에이블 대표는 "오이스터 에이블은 ‘흙 속의 진주’라는 뜻으로 재활용 쓰레기도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게 만들 수 있다는 의미에서 회사명으로 정했다"며 "분리배출을 잘 하는 시민에게는 지역 상점의 쿠폰을 발행하거나 포인트를 쌓아서 현금처럼 쓰게 하고, 지역 상점들에게는 마케팅 창구가 될 수 있도록 해 사업성과와 사회적 기여도 가능하게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배태관 대표는 동국대 건축학과에서 석사까지 마친후 기계 설비 회사 IMT, VSA 건축설계사무소를 거쳐 2016년 4월에 오이스터 에이블을 창업했다. 연구개발특구진흥재단의 창업성장기술개발과제로 사업이 선택되면서 창업 지원금을 받아 시작했다.

오이스터 에이블은 바코드 리더기, 인공지능(AI) 비전인식 기능, 배출 쓰레기의 무게와 적재량을 탐지할 센서가 부착된 재활용품 수거함을 만들어 지방자치단체 등에 보급한다. 바코드 리더기로 버리는 쓰레기 품목을 확인해 정보를 수집하고 비전인식 기능으로 배출자를 파악한다. 쓰레기가 가득 차면 지역 자치단체와 수거업체 등에 정보를 전할 수 있다.

쓰레기를 제대로 분리배출한 사용자에게는 포인트, 할인 쿠폰 등을 제공해 올바른 분리배출을 유도하고 자치기관이나 분리수거 사업자에게는 쓰레기 배출량 등의 정보를, 지역 상인에게는 지역 소비 패턴을 데이터로 제공할 수 있다.

2016년 8월에는 한국순환자원유통지원센터와 기기 150대로 사업을 테스트해 분리수거 혼입률(제대로 분리되지 않고 쓰레기가 섞이는 비율)을 1개월만에 기존 30~40%대에서 2~3% 정도로 낮췄다. 사용자가 쓰레기를 제대로 분리해 버리면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앱)을 통해 포인트나 쿠폰을 줘서 분리수거 정확도를 높였다.

지난해에는 테트라팩, 매일유업을 통해 서울시 송파구와 강남구와 계약을 맺어 종이팩 수거함 44대를 설치했고, 부산시 금정구청과도 사업을 진행해 2개 아파트 단지에 총 5대를 설치했다.

이와 관련해 김명실 부산 금정구 자원순환과 팀장은 "관내 재활용률을 높이고 주민참여를 촉진시킬 수단을 찾는 중 오이스터 에이블 분리 배출함 사례를 보고 도입했다"며 "2019년 예산 확보 시 추가 설치를 검토 중이고, 지역주민 반응이 좋아 지속적인 확대도입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배태관 오이스터 에이블 대표가 사무실 지원을 받은 서울 용산구 서울시글로벌스타트업센터에서 사업을 설명 중이다.

배태관 대표는 "종이팩을 중심으로 시범사업을 시작한 이유는 ‘회수율’ 때문인데 사업 시작 전 현재 사업 파트너인 한국순환자원유통지원센터에 문의한 결과 종이팩 회수율이 가장 낮다는 것을 알게됐다"며 "유제품 회사인 매일유업과 종이팩 생산업체 테트라팩도 관심을 보여 사업을 함께 추진하게 됐다"고 말했다.

시범사업은 현재 리더기를 통해 종이팩의 바코드를 찍으면 앱에 포인트가 쌓이게 되고 일정 포인트가 쌓이면 1000원 상당의 우유와 교환할 수 있다. 매일유업과 테트라팩의 지원을 받아 이런 혜택을 제공할 수 있게 만들었다. 제품 바코드의 정보는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정보를 제공받아 활용하고 있다.

배 대표는 "향후에는 지역 상점을 통한 사용자 혜택 외에도 포인트를 현금처럼 쓸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유통망을 확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오이스터 에이블은 지방자치단체를 대상으로 사업하고 정부 관련 재단의 연구과제로 선정돼 지원금을 받은 덕에 별다른 투자 유치없이 사업을 진행해왔다. 연간 매출액이 8000만원에 그치는 소규모 사업이지만 최근 10개 자치단체, 5개 기업과 사업을 조율 중에 있어 내년 예상 매출액은 3억원으로 커질 전망이다.

배 대표는 "초기 사업모델을 보고 가능성이 없다는 이야기도 많이 들었지만 점차 성과를 내고 있고 반응이 좋은 편"이라며 "사업 확대를 위해 투자 유치 후 마케팅을 통해 사업을 확대하고 향후에는 세계 시장에도 진출하고 싶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