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인적자본지수(HCI)가 0.84로 전 세계 157개국 중 싱가포르(0.88)에 이어 두번째로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인적자본지수는 세계은행(WB)이 각 국의 보건 및 교육 상태를 반영해 오늘 태어난 아이가 18세까지 얻게되는 인적자본의 총량을 측정한 값이다. 1에 가까울수록 완전한 교육과 의료 서비스를 받는 국민의 비중이 많아 생산력이 우수하다는 뜻이다.

기획재정부는 11일 "WB가 올해 국제통화기금(IMF)/WB 연차총회에서 처음으로 인적자본지수를 개발해 국가별로 측정한 결과 한국이 0.84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세계 157개국 중 1위인 싱가포르에 이어 두번째로 높은 수준이다.

한국에 이어 일본(0.84), 홍콩(0.82), 핀란드(0.81), 아일랜드(0.81) 순이었다. 교육열과 보건·의료 시스템이 잘 갖춰진 아시아 및 유럽권 국가들이 상위권을 차지한 것으로 풀이된다. 반면 차드(0.29)와 남수단(0.30), 니제르(0.32), 라이베리아(0.32) 등 아프리카권 국가들은 하위권에 머물렀다.

세계은행(WB)가 11일(인도네시아 발리 현지시각) 발표한 인적자본지수 국가별 현황. 한국은 157개국 가운데 두번째로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WB 측정에 따르면 한국에서 태어난 아이 100명 중 100명이 5세까지 생존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한국에서 태어난 아이는 4세부터 18세 생일때까지 13.6년 동안 학교 생활을 한다. 한국 학생들의 학업 성취도 점수(300~625점)는 563점을 기록했고, 한국 학생들의 학업 예상기간은 12.2년으로 나타났다.

한국의 15세 인구 중 94%는 60세까지 생존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현재 태어난 아이가 현 상황과 비슷한 환경에 있다면 성인이 됐을 때 치명적인 질병을 앓지 않을 것이라는 지표라는 게 WB의 설명이다. 특히 한국 아이 100명 중 2명 만이 왜소 성장을 겪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같은 지표를 종합 추산하면 오늘 태어난 한국 아이들의 84%가 18세까지 완전한 교육과 의료서비스를 받는 것으로 측정됐다.

인적자본지수는 △오늘 태어난 아이가 취학 연령까지 생존할 수 있는가(5세까지의 아동 생존율) △얼마나 학업을 완료할 수 있고 얼마나 배울 수 있는가(학업 예상기간과 학업 성취도 정도) △학교 졸업 시 학생들이 좋은 건강 상태를 유지하며 추가 학습이나 근로를 할 수 있는가(60세까지의 성인 생존율 및 5세 이하 아동 발달 정도)를 측정한다. 이후 완전한 교육과 의료 서비스를 제공받았을 때를 최대치 1로 가정해 0~1 사이 값으로 조정해 나타낸다.

WB는 인적자본지수를 활용해 순위가 낮은 국가에 대한 맞춤형 지원 정책을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기재부 관계자는 "현재 28개국이 인적자본 프로젝트 참여에 관심을 표하고 WB와 협업해 관련 부처 간 인적자본정책 협의 활성화를 추진중이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