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신재생에너지 비중을 높이겠다고 밝혔으나, 정부 에너지 정책에 자문하는 전문가들조차 연도별 신재생에너지 비중 목표를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신재생에너지의 생산량에 대한 전문가들의 의견이 엇갈리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제3차 에너지기본계획(2019~2040년) 워킹그룹 총괄위원장을 맡고 있는 김진우 연세대 교수는 4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산업통상자원부가 주최한 '2018 대한민국 에너지전환 콘퍼런스'에 참석해 기조연설을 했으나, 2040년 신재생에너지 비중 목표를 밝히지 않았다. 김 위원장은 당초 이날 2040년 신재생에너지의 비중 목표를 공개할 예정이었다.

김 위원장은 "기술과 현실적 이유로 계량적인 숫자(신재생에너지 비중)는 다음에 밝히겠다"고 말했다. 에너지기본계획 워킹그룹은 향후 20년의 국가 에너지 정책의 기본 틀을 만드는 전문가 그룹이다.

김진우(맨 오른쪽 제3차 에너지 기본계획 워킹그룹 총괄위원장(연세대교수)이 4일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2018 대한민국 에너지전환 컨퍼런스'에서 기조연설을 한 후 토론에 참여하고 있다. 왼쪽부터 나승연 오라티오 대표, 크리스토퍼 붓짜우 덴마크 에너지청장, 조용성 에너지경제연구원 원장, 켄 고야마 일본에너지경제연구소 경제학자 겸 상무이사, 코베드 바하브라나그리 블룸버그 아태지역 경제정책 및 오세아니아 대표.

워킹그룹은 당초 지난 2일 언론에 3차 에너지기본계획에 대한 권고안을 발표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일부 정책 목표치, 제도개선 사항 등에 대한 타당성, 수용가능성 등에 대한 추가적인 검토 필요성이 제기되면서 결국 "이달 안에 권고안을 발표하겠다"고 했다.

워킹그룹은 전문기관인 에너지경제연구원, 에너지기술연구원의 검토를 받은 후 2040년까지 국내 전체 발전량에서 재생에너지 비중을 25%, 30%, 40% 중 하나로 발표할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작년 말 정부가 발표한 '재생에너지 3020' 계획에서는 2030년까지 재생에너지 발전량 비중을 현재 전체 발전량의 7%에서 20%까지 확대하는 것으로 돼 있다. 3차 에너지기본계획에서 신재생에너지 비중 목표를 2040년 40%로 확대하는 것으로 확정한다면, 2030년부터 10년 만에 신재생에너지 비중을 2배로 늘려야 한다.

에너지 전문가들 사이에선 "2030년까지 신재생에너지 비중을 20%로 높이는 것도 달성하기 힘든 상황에서 2040년 25%는 물론 40%는 비현실적"이라는 목소리가 나온다.

산업용 전기요금의 인상 등 전기요금 개편의 필요성도 언급됐다. 조용성 에너지경제연구원장은 "일본은 우리보다 전기요금이 높지만 산업 경쟁력이 낮지 않다"고 말해, 국내 산업용 전기요금을 인상할 필요성이 있음을 밝혔다. 조 원장은 "우리의 지불 능력 안에서 어디까지 지급해야 할 것인지 생각해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날 에너지전환 콘퍼런스에 참석한 크리스토퍼 붓짜우 덴마크 에너지청장 "덴마크는 유럽 다른 국가와 전력연계가 활발하고 수요예측 도구도 마련돼 있어 신재생에너지가 활발하게 사용되고 있다"며 "한국은 당장 전력 계통을 연결한 국가가 없다는 점을 해결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켄 고야마 일본에너지경제연구소 상무는 "지정학적인 조건, 기술, 경제 다방면에서 한국의 차별점을 파악하고 다른 국가와의 협력으로 보완해나가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