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뉴욕증권거래소에 상장된 기업 500곳의 주가를 추종하는 S&P500 지수는 19일(현지 시각) 연초 대비 7.9% 상승한 2907.95에 거래를 마쳤다. 같은 기간 한국 코스피 지수가 6.3% 하락한 것과는 대조적이다. 미국 증시는 올해 선진국 중에서도 가장 우수한 성과를 내고 있다. 견고한 경기 확장 추세를 고려하면 연말까지 미국 증시 강세가 지속되리라는 전망이 많다.

'나 홀로 호황'을 누리는 미국에 투자하고 싶지만 개별 종목에 투자하는 데 어려움을 느끼는 투자자라면, 미국 증시에 상장된 상장지수펀드(ETF)에 투자하는 것도 방법이다. ETF 하나를 사면 해당 ETF가 투자한 여러 종목에 분산 투자하는 효과를 볼 수 있기 때문이다. 대형 기술주 ETF나 가파르게 성장하는 헬스케어 ETF가 특히 우수한 수익률을 내고 있다.

◇기술·헬스케어 ETF 두 자릿수 수익률

현재 미국 증시에 상장돼 있는 주식형 ETF는 798가지에 달한다. ETF란 코스피 200이나 코스닥 150처럼 특정 지수의 움직임과 수익률이 연동하도록 설계된 투자 상품이다. 인덱스 펀드와 비슷하지만 거래소에 상장돼 있어 일반 주식 종목처럼 쉽게 사고팔 수 있다. 미국 ETF는 S&P500 등 전체 증시 움직임을 따라가는 ETF도 있지만 업종별, 사이즈별 ETF가 다양한 것이 특징이다.

업종별로는 기술 업종과 헬스케어 업종 ETF가 올 들어 가장 좋은 성과를 올리고 있다. 기술 업종 ETF는 대부분 15% 이상 높은 수익률을 기록하고 있다. MSCI IT 지수를 추종하는 '뱅가드 인포메이션 테크놀로지' ETF는 연초 이후 현재까지 16.3%에 달하는 수익률을 냈다. 최근 시가총액 1조달러를 돌파하며 승승장구하는 애플 주식을 18.16% 보유해 수익률이 높았다는 분석이다. 페이스북, 애플, 알파벳(구글 모회사) 등 FANG 기업 주식을 담은 '아이셰어스 다우존스 US 테크놀로지' ETF도 같은 기간 15.4% 수익률을 냈다.

헬스케어 ETF도 대체로 두 자릿수 수익률을 올리고 있다. 존슨앤드존슨, 화이자 등 대형 제약 회사 위주로 담고 있는 '헬스케어 셀렉트 섹터 SPDR' ETF는 연초 이후 수익률이 11.9% 수준이다. 김훈길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두 업종의 실적 전망이 여전히 긍정적이라 연말까지도 수익성이 우수하게 유지될 것으로 판단한다"고 밝혔다. 소비재 업종 ETF는 대체로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하고 있는 가운데, 아마존을 25% 비중으로 담고 있는 '컨슈머 디스크레셔너리 셀렉트 섹터 SPDR'만 17%대 수익을 냈다.

사이즈별로는 소형주 ETF가 대형주 ETF보다 우수한 성과를 낸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5월 달러화 강세가 시작되면서 소형주가 빠르게 성장한 덕분이다. 소형주 위주의 '아이셰어스 러셀2000' ETF는 11.9% 수익률을 낸 반면, 대형주가 많이 포함된 'SPDR S&P500 ETF 트러스트'는 10.1% 를 기록했다.

◇세율·보수율·환율 고려해야

미국에 상장된 ETF에 투자하고 싶다면 미국 주식처럼 해외 주식 계좌를 만들어 사고팔면 된다. 미국 ETF는 해외 주식으로 분류되기 때문에 양도 차익에서 250만원을 공제하고 22%를 양도소득세로 내야 한다. 배당금에 대해서는 15.4%의 배당소득세를 내야 한다. 해외 펀드 투자(세율 15.4%)보다는 세금을 많이 떼고 있다. 반면 해외 주식투자로 인한 소득은 금융 소득 종합과세에 포함되지 않는다.

ETF별로 천차만별인 보수율도 살펴봐야 한다. 대형주와 중·소형주를 가리지 않고 전체 주식시장 흐름을 좇는 '토털 마켓 ETF'는 보수율이 0.03%에서 시작하는 반면, 특정 업종 지수를 따라가는 ETF는 보수율이 0.47%에 이르는 상품도 있다.

환율 변수도 고려해야 한다. 지금은 달러 강세가 지속되고 있기 때문에 미국 주식의 주가 수익률뿐 아니라 환차익까지 거둘 수 있지만, 달러 가치가 떨어질 경우 환 손실을 입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