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집값이 천정부지로 치솟으면서 서울 집을 사두려는 지방 ‘큰손’들의 상경 발길이 끊이지 않고 있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7월 서울 아파트 매매 거래 총 5852건 중 외지인(관할 시도 외 거주자) 매매건수는 1095건으로, 전체 18.7%를 기록했다. 특히 서초구(180건)와 강남구(183건), 송파구(211건)의 경우 각각 38건과 47건, 54건이 외지인 매매로 나타나 외지인 매매 비중이 20%를 훌쩍 넘어섰다.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에서 바라본 송파구 일대 아파트 단지.

이런 현상은 2015년부터 본격화됐다. 2014년만 해도 주택 거래가 가장 활발한 4월과 5월 서울의 외지인 매매거래 비율은 13%대에 불과했다. 하지만 2015년 9월 이 비율이 20%를 넘어섰고, 올해 2월과 3월에는 21%까지 상승한 이후 계속 20% 안팎을 기록하고 있다.

이는 서울 집값이 오른 시기와도 일치한다. KB국민은행 부동산에 따르면 2015년 9월 서울 아파트 매매가는 전달보다 0.73% 오르며 상승 흐름을 이어가다 2016년과 2017년 각각 4.22%와 5.28% 상승률을 기록했다. 올해 들어서는 8월 말까지 6.85% 오르며 이미 지난해 전체 상승률을 앞질렀다.

서울 집값은 무섭게 올랐지만 지방 부동산시장은 무너지고 있다. 부산과 대구·인천·광주·대전·울산 등 6개 광역시의 아파트 평균 매매가는 2015년엔 6.56% 올랐지만, 2016년엔 1.08%, 2017년엔 0.88% 오르며 상승폭이 줄었다. 특히 울산의 경우 2017년 한 해 동안 1.83% 내렸고 올해도 2% 넘게 하락 중이다. 지방 큰손들이 목돈을 싸들고 서울로 아파트 쇼핑에 나선 배경이다.

전문가들은 지방에서 서울 주택을 사들이는 수요자가 대부분 투자 목적일 것으로 보고 있다. 서성권 부동산114리서치센터 선임연구원은 "2015년 한참 갭(gap) 투자가 유행하던 시절에도 지방에서 서울로 상경해 소형 주택 몇십채를 사가는 사례가 있었다"며 "수도권과 지방 아파트 시장 양극화 현상을 잘 보여주는 사례이며, 이런 양극화가 계속되는 한 서울 아파트를 사두려는 외지인 구매 비중은 계속 커질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