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초 이후 지난 8월까지 코스닥 시장에 상장된 기업 가운데 70% 이상이 공모가보다 높은 가격에 거래되면서 투자자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올해 코스닥에 신규 상장하는 기업은 105개사로 역대 최다를 기록할 전망이다.

코스닥 새내기주들은 최근 냉랭한 국내 주식 시장 분위기에서도 상승세를 타며 평균 수익률이 50%에 육박하고 있다. 증시의 변동성이 높은 상태가 지속되면서 우량한 중소형주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고, 코스닥 벤처펀드 자금 유입 등으로 코스닥 시장에 유동성(자금 흐름)이 풍부해진 덕분으로 풀이된다. 다만, 신규 상장 종목 중에도 공모가를 밑도는 부진한 종목이 있는 만큼 옥석 가리기가 반드시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남북 경협·헬스케어 테마에 새내기주 강세

1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스팩(SPAC·기업 인수 목적 회사) 6개사를 제외하고 올해 코스닥에 신규 상장된 34개 종목 중 24개 종목이 공모가보다 높은 가격에 거래되고 있다. 이들 34개 종목의 공모가 대비 평균 수익률은 48%에 달한다. 연초 이후 코스닥 지수 상승률(2.38%)의 20배 수준이다.

주가가 가장 많이 오른 공모주는 배합사료 생산 업체인 현대사료로 265.9%였다. 농가별 요구사항에 따라 맞춤형 배합사료를 공급하는 전략으로 업계 최상위권 수익성을 내는 회사다. 지난 6월 1일 상장한 현대사료는 공모가가 6600원이었는데, 투자자들이 몰려 청약 경쟁률이 1690대1까지 치솟았다. 상장 직후 3일 연속 상한가를 쳤고 남북 경제 협력 테마주로 꼽히면서 꾸준히 올라 18일에는 코스닥 시장에서 2만4150원에 거래를 마쳤다.

역시 경협 기대감을 등에 업은 에코마이스터도 공모가 대비 주가 상승률이 162.5%에 달했다. 지난 3월 상장된 에코마이스터는 청약 경쟁률은 213대1로 크게 흥행하진 못했지만, 남북 경협이 진전될 경우 철도주가 최우선적으로 수혜를 입을 것이라는 전망에 상장 이후 주가가 가파르게 올랐다. 비료·농약 제조사인 대유(주가 상승률 246.7%), 아스팔트·레미콘 업체 SG(112.5%) 등도 상장 이후 주가가 크게 뛰었다.

헬스케어 업종에서도 새내기주가 강세를 보이고 있다. 코넥스 대장주였던 엔지켐생명과학은 지난 2월 코스닥으로 이전 상장한 이후 105% 수익률을 냈다. 신약 개발 업체인 올릭스(102%), 피부·비뇨기과 특화 제약사인 동구바이오제약(93%), 헬스케어 플랫폼 업체 케어랩스(53%), 복제약 전문 알리코제약(54%) 등도 공모가 대비 주가가 크게 올랐다.

지난 2월 국내에서 처음으로 테슬라 요건을 인정받아 상장된 인터넷 쇼핑몰 플랫폼 업체 '카페 24'도 공모가 대비 168.4%의 수익을 내고 있다. 테슬라 요건 상장이란 미국 전기자동차 회사 테슬라처럼 당장은 적자를 내고 있더라도 기술력이나 사업 아이디어가 좋아 장래 성장성이 있는 업체의 상장을 허용하는 제도로, 국내에는 지난해 처음 도입됐다.

◇중소형주 관심, 코스닥 유동성 확대 덕분

최근 지지부진한 증시 흐름에서도 꿋꿋하게 상승세를 보인 코스닥 새내기주는 대부분 시가총액 1000억원 내외의 중소형주다. 시장 변동성이 커지면서 우량 중소형주가 상대적으로 관심을 많이 받으면서 우수한 성과를 내고 있다는 분석이다. 정부가 연초부터 추진한 코스닥 시장 활성화 정책을 계기로 코스닥 시장에 자금이 많이 유입된 점도 주가 상승에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코스닥 기업에 자산의 35% 이상을 투자하는 코스닥벤처펀드에 유입된 자금이 약 3조원에 달하기 때문이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코스닥 시장 일평균 거래 대금(1~8월 기준)은 전년 동기(2조9877억원) 대비 85% 증가한 5조5518억원으로 집계됐다.

반면 코스닥 신규 상장 종목 중에서도 링크제니시스, SV인베스트먼트, 디아이티, 에이피티씨 등 10개 종목은 공모가 아래를 맴돌았다. 김동하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상하위 10%에 속하는 신규 상장 종목군 간 평균 수익률 편차가 상당하다"며 "현재 주가도 중요하지만, 옥석 가리기를 통해 앞으로 실적이 좋아질 것으로 예상되는 종목에 관심을 가져볼 만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