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정부의 3차 남북정상회담에 대한 기대감을 미국발 무역분쟁이 덮으면서 한국 증시가 18일 하락 출발했다.

이날 오전 9시 23분 현재 코스피지수는 전날보다 0.33%(7.71포인트) 내린 2295.3을 기록하며 전날 가까스로 지켰던 2300선을 내줬다. 유가증권시장에서 개인만 735억원어치를 순매수하고 있다. 기관과 외국인은 각각 486억원, 212억원 매도 우위인 상태다.

같은 시각 코스닥지수도 전일보다 0.47%(3.93포인트) 하락한 827.56을 기록 중이다. 코스닥시장에서 기관은 29억원, 개인은 24억원어치를 각각 순매수하고 있다. 외국인만 5억원 나홀로 ‘팔자’에 나서고 있다.

미국의 중국산 수입품에 대한 3차 추가 관세부과 조치가 임박하면서 전날 뉴욕증시 주요 3대 지수는 일제히 하락 마감했다. 17일(현지 시각)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0.35%(92.55포인트) 내린 2만6062.12로 장을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지수와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각각 0.56%(16.18포인트), 1.43%(114.25포인트) 하락했다.

이날 래리 커들로 미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이 뉴욕의 한 강연에서 "곧 3차 관세부과 발표가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하면서 뉴욕 증시는 장 초반부터 약세 흐름이었다. 여기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백악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증권시장 마감 직후 중국에 대한 관세 부과 결정을 발표하겠다"고 밝히면서 지수 하락폭이 더 커졌다.

실제 미국 증시가 마감한 뒤 트럼프 대통령은 성명을 통해 "미국무역대표부(USTR)에 2000억 달러 규모의 중국산 수입품에 추가 관세 부과를 지시했다"고 밝혔다. 관세는 오는 24일부터 부과될 예정이며, 우선 세율 10%가 적용된다. 또 내년 1월 1일부터는 세율이 25%로 상향될 것으로 예고됐다.

미·중 무역분쟁으로 애플이 직격탄을 맞을 수 있다는 시장의 우려가 커지면서 주가도 2.66%(5.96달러) 떨어졌다. 여기에 더해 씨티그룹이 아마존에 대해 반독점 규제 논란을 피하기 위해 분사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발표하면서, 아마존의 주가도 3.2%(62.16달러) 급락했다. 주도 종목이 무너지면서 기술업종(-1.4%)의 약세가 두드러졌다. 연일 반도체 고점 논란에 흔들리고 있는 마이크론 역시 도이치방크의 목표주가 하향 조정의 여파로 1.63%(0.72달러) 하락했다.

미국발 공포가 국내 증시로 고스란히 옮겨온 상태다. 유가증권시장 업종 중 내수주 성격의 종이·목재업(0.73%)을 제외하면 모든 업종이 약세를 보이고 있다. 섬유·의복업(0.84%)과 운수창고업(0.76%)의 하락률이 큰 상황이다.

시가총액상위주 중 대장주 삼성전자(005930)(0.22%)를 비롯해 SK하이닉스(000660)(1.04%), 셀트리온(068270)(1.16%) 등이 일제히 하락 중이다. 시총 상위 10개 종목 중 현대차(005380)(0.39%)와 LG화학(051910)(0.28%)만 전날보다 주가가 오름세다.

코스닥시장 업종들 역시 IT 소프트웨어업(-0.54%)과 하드웨어업(-0.65%), 제조업(-0.28%) 등이 모두 부진한 상태다. 상대적으로 수급이 쏠린 통신방송서비스업(0.22%)만 상승하고 있다.

시총 상위 1·2위인 셀트리온헬스케어(0.81%)와 신라젠(215600)(0.21%)은 하락 출발했다. CJ ENM(035760)(0.33%), 에이치엘비(0.91%), 포스코켐텍(0.6%) 등은 상승에 성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