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에 문제가 없는 노인이 매일 아스피린을 복용하는 게 병을 예방하기보다는 오히려 몸에 해로울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호주 모나시대 존 맥닐 박사와 미국 헤네핑 헬스케어 의료재단의 앤 머리 박사 공동 연구진에 따르면 65세 이상 미국인과 호주인 1만9114명을 대상으로 2010년부터 5년 가까이 진행한 임상시험 결과, 심혈관 질환 경험이 없는 노인의 경우 매일 저용량 아스피린을 먹는 것이 건강에 도움이 되기보다 내출혈 같은 부작용을 일으킬 가능성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이 연구 결과는 16일(현지 시각) 국제 학술지 '뉴잉글랜드 저널 오브 메디신(NEJM)'에 발표됐다.

연구진은 노인 절반은 아스피린을 매일 먹게 하고 절반에게는 가짜 약을 줬다. 시험 결과, 독일 바이엘사의 100㎎ 저용량 아스피린을 복용한 그룹은 90.3%가 신체 장애나 치매에 걸리지 않고 건강하게 생존했다. 가짜 약 그룹도 그 비율이 90.5%로 거의 같았다. 반면 사망률은 아스피린 그룹이 5.9%로 가짜 약 복용자 5.2%보다 약간 높았다.

심혈관 질환 발생률은 아스피린 그룹 4.7%, 가짜 약 그룹 4.9%로 나와 아스피린으로 인한 예방 효과가 두드러지지 않았다. 하지만 수혈이나 입원이 필요할 정도의 내출혈은 아스피린 그룹이 3.8%로 가짜 약 그룹 2.7%보다 확실히 많았다. 영국 런던 위생열대의학대학원의 스티븐 에반스 교수는 텔레그래프지 인터뷰에서 "심장 질환에 대한 혜택보다 다른 질환의 증가 효과가 더 크므로 건강한 노인에게 저용량 아스피린은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아스피린 복용 그룹의 사망률이 높게 나온 것에 대해서는 "해석을 하기 힘들다"는 의견이 많았다. 사망자는 대부분 암 환자였기 때문이다. 미국 국립암연구소의 레슬리 포드 박사는 "아스피린이 암 예방에 도움이 된다고 알려져 있었는데 이번에 아스피린 복용 그룹에서 오히려 암 사망률이 높게 나와 놀랐다"면서도 "임상시험 결과에 대한 분석 작업이 진행 중인 만큼 해석에 신중해야 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