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영민 과기정통부 장관

비 오는 날에는 어떤 빵이 잘 팔릴까? 날씨와제과점 매출을 비교한 데이터를 보면 샌드위치보다 소시지 빵이 더 잘 팔린다고 한다. 이에 따라요즘 제과점은 날씨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진열되는 빵의 종류와 수량을 결정한다. 재고량을 최소화하고 판매량을 극대화함으로써 수익을 증대시킨다.

어떤 화장품 유통 업체는 디지털 전광판 앞에서 있으면 미용 빅데이터를 토대로 인공지능(AI)이 얼굴을 분석해 어울리는 화장품을 추천해주는서비스를 준비 중이다. 구매를 원할 경우, 모바일쇼핑몰로 연결된다.

데이터가 곧 매출로 연결되는 데이터 경제 시대다. 이런 서비스들은 눈에 보이지 않는 가상의서버, 클라우드 상에서 구현된다. 클라우드는 기존의 데이터센터를 가상화해 저장 공간과 컴퓨팅파워뿐 아니라 인공지능, 빅데이터, 블록체인 등 신기술까지 서비스하는 정보기술(IT) 자원 활용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의미한다.

2021년쯤이면 데이터센터 트래픽 중 95%가 클라우드 데이터센터에서 발생할 것이라는 전망도있다. 공공·민간의 다양한 데이터가 클라우드에저장되고, 막힘없이 유통되며, 언제·어디서나 신속히 활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클라우드는 데이터 경제 시대 고속도로의 역할을 할 것이다.

미국, 영국 등 주요 국가는 이런 클라우드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클라우드 산업 육성을 위한 다양한 정책을 펼쳐왔다. 미국은 2011년‘클라우드퍼스트(Cloud First)’를 천명하며 관련 정책을도입했고 2017년에는‘클라우드 온리(CloudOnly)’행정명령을 통해 모든 정보시스템에 클라우드를 구축하고 있다.

유영민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은 지난해 9월 14일 서울 소공동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스마트클라우드쇼에 참석해 “클라우드 컴퓨팅, 사물인터넷(IoT), 빅데이터, 인공지능 등은 4차 산업 혁명의 가장 중요한 연결 고리의 역할을 한다”며 “우리의 강점인 과학기술과 정보통신기술(ICT)을 바탕으로 혁신의 조력자(Enabler) 역할을 충실히 수행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영국은 정보화 예산의 10%(약 1조1000억원)를 민간 클라우드에 활용하고 있으며 공공 데이터의 90% 이상을 민간 클라우드를 이용하게 하는 등 클라우드 활성화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영국 총리실에서는 클라우드의 활용에 따라 공공부문의 비용 절감, 업무능률 향상 등 효율성이50% 높아졌다고 분석하고 있다. 영국 공공부문
에 클라우드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업은 2012년258개에서, 2018년 3505개로 증가했고, 참여기업의 90%, 거래액의 70%가 중소기업이다. 공공부문 클라우드 활용 확대가 공공부문 효율화, 중소기업 성장으로 연결됐다.

한국도 2015년 클라우드 컴퓨팅법 제정, 공공부문 선도프로젝트 추진, 정보보호 기준 마련 등클라우드 확산과 보안 우려 해소를 위해 다양한노력을 기울이고 있으나 10인 이상 중소기업의클라우드 이용률은 12.9%에 불과해 OECD 33개국가 중 27위에 불과하다.

이제는 더 주저할 시간이 없다. 전 세계가 클라우드를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데이터 경제로 달려가는 와중에 우리나라만 신기술 도입을 저해하는 각종 규제, 제도 등에 얽매여 제자리걸음을하고 있다가는 4차 산업혁명이라는 시대의 변화에서 낙오자로 전락할지도 모른다.

정부는 올해 8월 데이터 경제 활성화를 위한규제혁신 방안을 마련했다. 클라우드 활성화를위해 행정안전부는 공공부문의 클라우드 이용을 전면 허용하는 네거티브 규제방식으로 대전환을 추진하고,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범부처협력을 통해 클라우드 활용 우수 사례를 창출해나갈 계획이다. 공공·민간에서 적극적으로 클라우드를 활용할 수 있는 생태계를 조성해 신기술 기반의 다양하고 새로운 서비스 창출이 예상된다.

지난 6월 포브스가 선정한 혁신기업 상위권을모두 클라우드 기업이 차지했다. 클라우드 산업이 혁신성장의 핵심 요소임을 증명하는 사례다.

한국이‘데이터를 가장 안전하게 잘 쓰는 나라’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공공·민간의 적극적인 클라우드 활용을 통한‘데이터 고속도로’구축이시급하다. 정부는 지속해서 민간의 목소리에 귀기울이며 지원을 강화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한국이 4차 산업혁명의 추월차선에 올라타길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