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통신사들의 5G 장비 제조사 선정에 관심이 쏠린 가운데, LG유플러스만 화웨이 장비를 도입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1위 사업자인 SK텔레콤이 14일 5세대(G) 통신 장비 공급 우선협상대상자로 삼성전자·에릭슨·노키아 3사를 선정하며 화웨이를 제외했기 때문이다. 국가기간통신망을 일부 책임지는 KT 역시 보안 이슈가 불거진 화웨이를 제외할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다.

SK텔레콤 직원이 서울 강남구 테헤란로의 한 건물에서 5G 중계기 성능을 테스트 하는 모습.

SK텔레콤은 14일 보도자료를 내고 "최고 수준의 5G 품질 구현과 5G 생태계 활성화를 위해 삼성전자, 에릭슨, 노키아 등 총 3사를 5G 장비 공급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했다"고 밝혔다.

SK텔레콤 측은 "치열하게 전개되는 5G 주도권 경쟁 상황에서 장비 공급 3사가 관련 기술을 선도하고 생태계 활성화에 필요한 역량을 갖추었다고 평가했으며 재무적 요소도 종합적으로 고려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통신 업계는 SK텔레콤이 화웨이 장비를 제외한 것은 기존 장비와의 연동 효율성을 고려한 결과라고 분석했다. 5G 도입 초기에는 LTE 망을 함께 쓰는 방식으로 서비스된다. 이 때문에 망 구축과 관리 안정성 측면에서 LTE 장비를 공급했던 제조사의 장비를 쓰는 게 효율적이다.

SK텔레콤과 KT는 LTE 구축 당시 권역별로 수도권에는 삼성전자, 경상도에는 에릭슨, 전라도에는 노키아 장비를 각각 도입했다. LG유플러스는 여기에 화웨이(수도권)까지 추가해 총 4개사 장비를 도입했다.

일부 국가기간통신망을 책임지고 있는 KT는 보안 이슈 때문에 화웨이 장비를 채택하지 않을 확률이 높다고 알려졌다. 화웨이 장비는 삼성전자 장비보다 기술력이 약 1분기 정도 앞서고 가격도 20~30% 저렴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국내 여론은 ‘백도어’ 이슈가 있는 화웨이 장비 도입을 반대하고 있다. 백도어는 이용자의 개인정보가 무단으로 서버에 전달되는 것을 의미한다.

또 KT가 LTE 망과의 연결성을 고려한다면 화웨이는 제외할 수밖에 없다는 게 통신 업계 설명이다. KT 측은 "원활한 5G 네트워크 제공을 위해 장비 업체를 검토 중이다"고 밝혔다.

수도권 LTE망 구축에 화웨이 장비를 사용한 LG유플러스는 5G 장비 역시 화웨이를 채택할 가능성이 높다. 하현회 LG유플러스 부회장은 8월 29일 임시주주총회에서 ‘화웨이 5G 장비 도입을 고수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다만 여론이 부정적이어서 LG유플러스의 고민이 깊어지는 모양새다. LTE 망과의 연결성을 생각하면 화웨이를 쓸 수밖에 없지만, 중국 장비 사용에 대한 불만의 목소리가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일부 사용자 사이에선 "LG유플러스를 버리고 KT나 SK텔레콤으로 갈아타자"는 얘기가 나오기도 했다.

LG유플러스는 아직 최종 선정이 남은 만큼 신중하게 고려해 결정한다는 입장이다. LG유플러스 관계자는 "장비 최종 선정은 아직 검토 중"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