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그룹이 내년부터 2023년까지 5년간 5G(5세대 이동통신)·인공지능(AI) 등 4차 산업혁명 산업 분야에 23조원을 투자하고 3만6000명을 정규직으로 채용한다. 10일 KT는 이 같은 내용을 담은 '4차 산업혁명 중심 혁신성장계획'을 발표했다. 황창규 KT 회장은 "적극적인 투자로 5G와 초고속 인터넷 등 유·무선 인프라를 혁신하고, AI·빅데이터 같은 신규 사업을 키워 대한민국 4차 산업혁명을 선도하겠다"고 말했다.

KT가 발표한 계획을 살펴보면 유·무선 네트워크 분야 투자가 9조6000억원으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다. KT는 이를 통해 현재 초고속 유선 인터넷보다 10배 빠른 '10기가 인터넷'과 5G 서비스를 안정적으로 제공한다는 계획이다. 올해 상용화할 예정인 10기가 인터넷은 1기가바이트(GB) 용량의 동영상을 1초 만에 내려받을 수 있다. 또 기존 LTE(4세대 이동통신)보다 최소 20배 빠른 5G 서비스를 내년 3월 상용화해 자율주행차와 VR(가상현실)·AR(증강현실) 등 미래 성장 산업에 대한 주도권을 확보하겠다는 전략이다. KT 관계자는 "5G 통신 인프라를 기반으로 KT는 물론, 국내 대·중소기업들이 다양한 서비스를 창출해낼 것"이라고 말했다. KT는 3조9000억원을 AI, 클라우드(가상 저장 공간), VR, 빅데이터 등 신규 서비스 사업 분야에 투자한다. 이 밖에 BC카드, 위성방송 업체 KT스카이라이프, 보안 업체 KT텔레캅 등 35개 그룹사 투자와 기존 통신망 유지·보수에도 9조5000억원을 쓴다.

KT그룹은 투자 확대와 함께 5년간 정규직 3만6000명을 신규 채용하기로 했다. 이 가운데 지원 자격이 대졸 이상인 정규직은 6000명이다. 지금껏 KT그룹 대졸자 공채 규모가 해마다 500~600명이었던 점을 고려하면 채용 규모를 2배 이상으로 확대하는 것이다. KT는 또 4차산업 분야 전문 인력 양성을 위해 교육 프로그램을 만들고 해마다 400명씩 5년간 2000명을 배출하기로 했다. KT 관계자는 "5G·AI·빅데이터 등 유망한 사업 분야 이론과 실무 교육을 제공해 구직자 역량을 기업이 원하는 수준으로 끌어올리겠다"고 말했다.

중소·벤처기업 지원책도 마련했다. 우선 5G 인프라 구축과 서비스 개발에 중소기업의 참여를 적극 확대할 방침이다. KT는 5G나 차세대 인터넷 투자 가운데 약 2조원을 중소기업에 할당한다. 또 지난 4일 개소한 서울 서초구 연구개발센터 5G 오픈랩(연구실)을 중소기업들에 개방하기로 했다. KT 관계자는 "현재 100여 개 중소기업과 함께 5G 기반의 미디어, 사물인터넷, 자율주행차 등 신규 서비스를 개발하고 있다"면서 "해외 시장 진출 때에도 중소기업의 참여를 확대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