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달러 대비 원화 환율이 다시 1120원대로 상승했다(원화 약세). 미국과 중국이 상대국 제품에 관세를 부과하는 조치를 앞두며 무역갈등에 대한 우려가 커진 가운데 신흥국 금융 불안이 확대되면서 위험자산에 대한 투자 심리가 위축된 영향이다.

5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6.6원 오른 1121.5원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달 20일(1123.1원) 이후 10여거래일 만에 최고치다. 이날 원·달러 환율은 1118.0원에 출발해 장중 하락세로 반전하기도 했지만, 이내 반등해 비교적 큰 폭 상승했다.

전날 미 달러 가치는 유로화, 엔화 등 주요 통화 대비 강세를 보였다. 미국 경제 지표가 호조를 보인 가운데 무역갈등이 고조됐고, 신흥국 금융 불안이 이어진 영향이다. 전날 발표된 8월 미국 ISM 제조업지수는 14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미국 생산과 고용이 모두 호조를 보이며 제조업 경기에 대한 낙관론도 확산되고 있다는 의미다. 제조업 지표가 호조를 보이자 미 금리 인상 전망이 강화됐고, 달러가 강세를 보였다.

반면 고조된 무역갈등과 신흥국 금융 불안은 신흥국 통화 등 위험자산에 대한 투자 심리를 위축시킨 요인이었다. 미중 간 추가 관세 부과에 대한 우려가 이어지는 가운데 미국과 캐나다의 무역협정 타결도 지연되는 양상이다. 또 터키와 아르헨티나 등 취약 신흥국의 통화 가치가 큰 폭으로 하락했고, 불안이 전이되고 있는 남아프리카공화국 통화도 약세를 보였다. 신흥국 통화 가치가 일제히 하락하면서 원화도 약세였다.

김유미 키움증권 연구원은 "달러 강세와 미중 무역분쟁에 따른 위험 회피 성향, 역외 위안화 약세 등에 따라 원·달러 환율이 상승 압력을 받았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