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IT(정보기술) 업계에서는 인공지능(AI)은 물론이고 빅데이터, 생명과학을 활용해 인간의 능력을 강화하려는 시도도 잇따르고 있다.

독일 소프트웨어 기업 SAP 관계자들이 유럽 e스포츠 프로구단 ‘팀 리퀴드’ 측과 빅데이터·딥러닝을 이용해 개발한 새 게임 전략을 논의하고 있다.

독일 비즈니스 소프트웨어 기업 SAP은 차상균 서울대 빅데이터연구원장이 개발한 빅데이터 분석 기술 '하나(HANA)'를 스포츠 분야에 적용하고 있다. 축구나 요트, 테니스, 골프, 야구, 하키 등에서 센서와 카메라로 선수들의 움직임을 파악·분석한 뒤 효율적인 전략과 훈련 방법을 만들어주는 식이다. 독일 축구 대표팀의 경우, 한 경기에 선수 한 명당 432만 개의 데이터를 모아 분석한다. 특히 SAP은 지난 4월 유럽 e스포츠 프로팀 '팀 리퀴드'와 협약을 맺고 e스포츠 선수들의 능력 강화에도 나섰다. SAP의 밀란 서니 기술총괄은 "인간 프로게이머가 연습하고 판단할 수 있는 데이터에는 한계가 있지만, 빅데이터와 딥러닝 기술을 이용하면 개개인의 능력을 획기적으로 향상시킬 수 있다"며 "몇 달씩 밤을 새워가면서 찾고 훈련해야 하는 전략과 기술도 불과 하루, 이틀에 터득할 수 있다"고 했다.

인간의 뇌를 직접 강화하는 기술에 도전하는 곳도 있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는 뇌 벤처 뉴럴링크를 세워 인간의 뇌와 컴퓨터를 연결하는 기술을 개발 중이다. 인간의 기억을 컴퓨터에 저장해놓고 필요할 때 꺼내 쓸 수 있도록 하면서 용량을 무한하게 늘리겠다는 것이다. 온라인 결제업체 페이팔을 창업했던 브라이언 존슨은 신경세포를 뇌에 이식해 뇌의 기능을 향상시키는 스타트업 '커널'을 1억달러(약 1140억원)에 인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