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차(火車) 이미지에 중고차값 하락
국토부 운행정지 명령에 젊은층도 마음 돌아서

BMW 차량의 중고차 가격이 국토부 운행중지 검토 발표 이후 급락하고 있다. 연일 계속되는 화재 사고는 물론, 기존 차주들의 주차 등의 이유로 불편을 겪는것이 알려지면서 소비자들의 불신이 커졌기 때문이다.

또 1일1불, 화차(火車)포비아 등 BMW차량을 비하하는 신조어가 만들어지면서 브랜드 가치가 추락한 것도 원인으로 지목된다.

내차팔기 견적비교 서비스 ‘헤이딜러’는 17일 자사 경매 거래 현황을 분석한 결과 BMW 520d의 평균 중고차 시세가 국토부의 운행중지 검토 발표 이전(7월 23일∼8월 4일) 2,919만원에서 발표 후(8월 5∼15일) 2,502만원으로 14.3% 대폭 하락했다고 밝혔다.

헤이딜러에 따르면 화재사고 발생 전후(6월 18∼30일, 7월 23일∼8월 4일)로 520d의 중고차 시세는 2,936만원에서 2,919만원으로 0.6% 떨어지는 데 그쳤으나 운행중지 발표 이후 열흘 만에 큰 폭의 하락세를 보였다.

주행 중 잇단 화재로 BMW 차량에 대한 리콜이 실시 중인 가운데 3일 서울 영등포의 BMW 서비스센터가 점검을 받으려는 차량들로 붐비고 있다.

중고차업계에서는 중고차 매물이 쌓이는 내달부터는 BMW 중고차 가격이 추가로 더 하락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BMW 차량을 선호하는 젊은층들이 최근 국토부의 운행정지 명령으로 마음이 돌아섰기 때문이다.

중고차업계 관계자는 "최근 BMW 중고차 가격을 문의하는 이들이 늘어나고 있다"며 "쌀 때 사자고 문의하는 젊은층들이 줄어들면, 가격이 더 하락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중고차값 하락에 기존 차주들의 불만은 더욱 커지고 있다. BMW 520d 차주인 김모씨는 "차량 결함으로 중고차 가격이 심하게 떨어지고 있는데, 제조사가 이를 보상해야하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BMW 302d 차주인 박모도 "수입차를 사는 이유가 브랜드 가치 때문에 사는데, BMW는 이번 화재 때문에 그 가치를 다했다"며 "적당한 보상책을 내놓지 않는다면, 소송 등 대응을 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차주들은 자신의 차가 ‘불나는 차’라는 이미지가 씌워지자 주변의 부정적인 시선도 늘었다고 토로한다. BMW 차주라고 밝힌 한 남성은 인터넷 커뮤니티에 "차를 타고 가면 주변의 따가운 시선이 느껴진다"며 "특히 주차장에 가면 내 차옆에 다른차들이 주차하려 하지 않는다"고 토로했다.

또 다른 차주도 "큰 마음 먹고 BMW를 샀더니 의도치 않게 Bus(버스), Metro(지하철), Walk(걷기)를 하게됐다"고 말했다.

특히 이 같은 고객 불만은 독일차 프리미엄을 누리는 BMW 브랜드에 직격탄이 될 가능성이 크다. 수입차업계 한 관계자는 "할인 판매로 브랜드 이미지가 나빠지고 있는데, 여기에 불나는 차라는 이미지까지 씌워지면 BMW는 독일차 프리미엄을 유지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