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중은행들이 챗봇(채팅로봇) 업그레이드에 속속 나서고 있다. 비대면 채널이 활성화되는 가운데 챗봇이 각종 비용 절감을 비롯해 상담 및 자산관리 분야의 경쟁력을 높일 수 있는 방안으로 꼽히고 있기 때문이다.

그간 은행권 챗봇은 ‘동문서답’이 잦아 이용 편의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은행권은 인공지능(AI)을 기반으로 하거나 주어진 시나리오에 따라 답변을 제공하는 시나리오 기반 챗봇을 운영 중인데, 챗봇이 고객의 질문을 이해하지 못하거나 사전에 입력된 시나리오가 없으면 엉뚱한 대답을 내놓는 경우가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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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은행은 ‘챗봇 페르소나 구축 프로젝트’ 진행을 위한 업체를 선정하고 있다. 이 프로젝트는 신한은행의 AI 기반 챗봇인 ‘쏠메이트’에 ‘페르소나’라는 인격을 입히는 것으로 고객의 나이, 성별 등 고객 특성에 따라 다양한 방식으로 답변하는 시스템을 갖추는 것이다.

신한은행은 페르소나 프로젝트와 함께 쏠메이트 지식관리 시스템 고도화 사업도 추진하고 있다. 이날까지 관련 사업자를 공모한 뒤 챗봇 사용 통계를 정량화·시각화 하고 다양한 대화형 시나리오 설계 및 관리 시스템 고도화 등의 내용으로 사업을 진행할 계획이다.

KB국민은행도 자사 메신저 애플리케이션(응용프로그램) ‘리브똑똑’ 업그레이드에 나섰다. 리브똑똑에 담긴 ‘똑똑이’는 역할기반(Role base) 모델인데 이를 인공지능 기반 챗봇으로 탈바꿈한다는 계획이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현재 내부 직원들을 상대로 똑똑이 업그레이드 테스트를 진행하고 있다"며 "테스트가 마무리되는대로 딥러닝 업체와 협력해 연내 자연어 처리가 가능한 챗봇을 출시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IBK기업은행은 챗봇의 상담 범위를 점차 넓혀간다는 계획을 세웠다. 지난 4월 첫 출시 당시에는 전자금융 및 예금 상담만 가능했지만 지난달에는 카드 업무로 상담 범위를 확대한 바 있다. 기업은행은 연내 대출, 외환업무 등으로 챗봇의 상담 범위를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NH농협은행은 오는 11월 ‘올원 챗봇’ 출시를 목표로 관련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농협은행은 지난 4월 자사 모바일 뱅킹 앱 올원뱅크에 음성검색과 음성송금, 자주쓰는 음성송금 등 음성인식 서비스를 탑재했는데 이를 기반으로 AI 기반 올원 챗봇을 구축하고 있다.

올원 챗봇에는 시나리오 기반의 조회 및 송금 등 뱅킹서비스와 자연어 질의 응답 및 상담 서비스, 빅데이터 분석에 따른 맞춤 상품 추천 서비스 등이 담길 예정이다. 농협은행 관계자는 "올해 대화형 챗봇을 시범 운영한 뒤 내년 대고객 채널로 적극 활용할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