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과 역사 문제가 터지면 늘 일본차들이 타깃이 된다. 2005년 일본 시마네현 의회가 '다케시마의 날'을 제정했을 당시, 한국에 진출한 일본차 업계는 계약 취소 등으로 어려움을 겪은 바 있다.

당시 독일차 브랜드 BMW와 수입차업계 1, 2위를 다투던 토요타자동차의 렉서스는 이때부터 2위로 밀리면서 내리막을 걸었다.

2006년에는 토요타 렉서스 내비게이션에 독도가 검색되지 않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불매운동이 벌어지기도 했다. 토요타는 렉서스 LS460에 장착할 한국 내비게이션을 제작하면서 전자지도 위에 독도처럼 생긴 섬만 그려놓고 ‘독도’라는 지명을 표시하지 않았다. 그 섬이 독도를 의미하는지 아니면 일본의 일부 정치인들이 생각하는 다케시마(竹島)를 의미하는지 분명하지 않았다.

렉서스 차량 내비게이션

이 일은 17%대이던 렉서스의 수입차 시장점유율이 2007년 초 12%대로 급감하는 결정적 배경이 되기도 했다. 당시 토요타는 “축적에 따라 독도가 보이기도 하고 안보이기도 하는 건 지도정보를 구현하는 방식이 다른 차들과 다르기 때문이지 정치적인 의도가 반영된 것은 아니다”라고 해명한 바 있다.

토요타 차량 내비게이션.

사실 자동차는 국가 간 역사나 정치적인 문제가 불거지면 불매운동의 1순위가 된다. 기업이 만드는 재화 중 가장 크고, 움직이는 고가 제품이라는 특징 때문에 눈에 잘 띄기 때문이다.

국가간 역사·정치적 문제 발발시 자동차에 대한 불매 운동은 우리나라 뿐만 아니라 중국도 마찬가지다. 지난해 현대차는 사드(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THAAD) 배치로 인한 중국 정부의 보복으로 판매량이 급감하기도 했다. 2016년 8.1%였던 시장 점유율은 사드 보복이 본격화되자 지난해 5%까지 추락했다. 중국 특유의 극단적 내셔널리즘(nationalism)이 현대·기아차라는 특정 기업에 과도하게 분출됐기 때문이다.

혼다 차량 내비게이션.

그럼 지금은 일본차 내비게이션에 독도가 검색이 될까. 독도는 차를 타고 갈 수 없는 곳이라 내비게이션 전자지도에 위치를 표시할 필요가 없다. 하지만 독도가 한국땅이라는 점을 보여주는 상징적 의미가 있어서 모든 자동차회사들은 내비게이션 전자지도에 독도 위치를 관행적으로 표시한다.

결과부터 말하면 토요타와 혼다, 닛산 등 국내에 진출한 일본차 브랜드 모두 독도가 내비게이션 전자지도에 표시되고, 검색도 문제 없이 된다. 일본차 브랜드들이 ‘내비게이션 한국화’ 전략을 택하고 있기 때문이다.

닛산 차량 내비게이션.

토요타는 지난 2011년부터 LG전자와 공동으로 국내 판매 모델에 탑재될 '한국형 내비게이션'의 개발해 전 차종에 장착했다. 혼다와 닛산의 경우에도 국산 맵퍼스 내비게이션을 탑재하고 있다.

수입차업계 관계자는 "지난 2006년 렉서스 독도 표기 누락 사건 이후 차량 내비게이션이 업데이트 되면, 독도 표시가 어떻게 돼 있는지 먼저 살펴보게 된다”며 “독도라는 섬이 한국에서는 애국심의 상징과도 같아 의도하지 않은 작은 실수가 판매량에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