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수 소비를 진작시키기 위해 정부가 승용차에 부과되는 개별소비세(이하 개소세)를 올해말까지 5%에서 3.5%로 한시적으로 인하한 조치에 힘입어 국산 승용차 내수판매량이 석달만에 증가세로 돌아섰다.

다만, 내수 소비 강도를 보여주는 백화점 매출액 증가율은 지난달들어 증가세가 주춤해진 것으로 나타났다. 할인점 매출액은 두달만에 감소세로 꺾였고, 소비자심리지수는 석달째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내수 경기에 영향을 미치는 중국인 관광객 입국자수 증가폭도 전월에 비해 6만명 이상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10일 기획재정부가 발표한 ‘최근 경제동향(일명 그린북) 8월호’에 따르면, 지난 7월 국산 승용차 내수 판매량은 전년동월대비 2.8%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산 승용차 내수 판매량은 올들어 1월(8.6%)과 4월(1.3%)을 제외하고 줄곧 감소하는 추세를 보였다. 특히 지난 2월과 6월은 전년대비 -11%와 -5.9%의 큰 폭의 감소율을 나타냈었다.

기재부 관계자는 “개소세 1.5%포인트(p) 인하 조치가 지난달 19일부터로 소급적용되면서 7월 국산 승용차 판매 증가에 긍정적인 영향을 준 것으로 파악된다”면서도 “개소세 인하 조치가 시작된 지 얼마 지나지 않았기 때문에 소비 증가 효과가 얼마나 나타날 지는 아직 더 지켜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국산 승용차 판매 증가에도 불구하고 전반적인 민간소비 지표는 증가세가 지난 6월에 비해 둔화되는 모습을 보였다. 백화점 매출액 증가율(전년 동월비 기준)은 7월 3.2%를 기록하며 6월(5.0%)보다 다소 낮아졌다. 지난 6월 증가세(0.9%)였던 할인점 매출액은 7월 -2.5%를 기록하며 두달 만에 감소세로 돌아섰다. 7월 소비자 심리지수(101.0)은 지난 5월(107.9) 이후 석달째 하락세다.

내수 경기 회복세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는 방한(訪韓) 중국인 관광객수는 지난 7월 42만4000명(전년비) 늘어났지만, 증가폭이 6월(49만명)에 비해 6만6000명 줄었다. 중국인 관광객 입국자수 증가규모는 중국 정부의 사드보복 해제조치 이후 4월 60만9000명까지 올라갔지만, 5월 이후 40만명대에 갇혀있다

기재부는 전반적인 경기흐름에 대해 “최근 우리 경제는 수출 중심의 회복세를 이어가고 있으나, 생산과 투자가 조정을 받는 가운데, 미중(美中) 무역갈등 심화 등에 따른 대외 불확실성이 확대되고 있는 모습”이라고 진단했다.

이어 “세계경제 개선, 수출 호조, 추경 집행 본격화 등은 긍정적 요인이나, 고용 상황이 미흡한 가운데, 미중 무역갈등 지속, 미국의 추가 금리인상 가능성, 국가유가 상승 등 위험요인이 상존하고 있다”면서 “리스크 관리에 만전을 기하는 한편, 재정보강(4조원 규모), 개소세 인하 등 경제활력 제고노력과 함께 혁신성장 가속화 등을 통해 일자리 창출 및 민생 개선에 정책역량을 집중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