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고 인기 게임을 만든 회사가 구글 앱(응용 프로그램) 장터의 높은 수수료에 불만을 품고 '탈(脫)구글'을 선언해 화제가 됐습니다. 미국의 게임사 에픽게임즈는 지난 6일(현지 시각) 자사의 PC 온라인 총쏘기 게임 '포트나이트'를 모바일로 옮겨 이달 중 출시하겠다고 밝혔습니다. 그런데 다른 게임처럼 구글 앱 장터를 통해 배포하지 않고 자사의 홈페이지에서 직접 게임 설치 파일을 다운로드하는 방식을 택했습니다. 구글이 앱 장터를 통해 다운로드 되는 게임 매출의 30%를 수수료로 가져가는 데 대해 '과도한 폭리를 취한다'고 반기를 든 것입니다. 포트나이트는 지난해 9월 출시 이후 전 세계 1억2500만명이 게임을 다운받았고, 누적 매출은 1조2000억원을 돌파한 초대박 게임입니다.

대부분의 모바일 게임은 구글의 앱 장터 '구글플레이'를 통해 유통됩니다. 구글의 안드로이드 운영체제(OS)와 구글플레이가 전 세계에서 출시되는 스마트폰의 80%에 자동 탑재돼 있어 구글을 통해 유통하는 게 가장 편리한 방법이기도 합니다.

문제는 구글이 가져가는 수수료입니다. 에픽게임즈의 팀 스위니 CEO(최고경영자)는 지난 6일 "게임 개발사는 게임 개발과 운영, 마케팅에 필요한 모든 비용을 지불하고도 매출의 70%밖에 가져가지 못한다"며 "(구글이) 게임 흥행에서 차지하는 역할에 비해 수수료 비율이 너무 높다"고 주장했습니다. 구글은 앱 장터 수수료로 지난해 전 세계에선 약 22조원, 국내에선 1조6000억원의 수입을 올린 것으로 추정됩니다.

세계 게임업계는 에픽게임즈의 탈구글 선언을 "용감한 선택"이라며 주시하고 있습니다. 영국 가디언은 "구글의 유통망을 이용할 수 없는 불이익을 감수한 결정"이라고 평가했고, IT 전문 매체 테크크런치는 "포트나이트를 놓치게 된 구글이 어떤 선택을 할지 관건"이라고 평가했습니다. 국내에서도 탈구글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SK텔레콤·KT·LG유플러스 등 통신 3사와 네이버가 운영하는 토종 앱 장터 '원스토어'는 수수료를 판매액의 5%까지 내렸습니다. 모바일 앱 유통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구글에 대한 저항이 성공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