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력이 올 상반기 전기를 팔아 벌어들인 수익이 작년 같은 기간보다 1조원가량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2013년 이후 매년 조(兆) 단위 영업이익을 내던 한전이 최근 2분기 연속 천억원대 적자를 내는 게 값싼 원전 대신 비싼 LNG·석탄 발전을 늘리는 '탈(脫)원전' 정책 탓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2일 자유한국당 정유섭 의원이 한전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한전은 상반기 전기를 팔아 2조300억원의 수익을 거뒀는데 이는 작년 상반기보다 1조100억원이 줄어든 수치다. 값싼 원전을 멈춘 대신 석탄과 LNG 등 상대적으로 비싼 화석연료를 사용하는 발전소에서 더 많은 전기를 사들였기 때문이다. 한전이 올 상반기 석탄화력발전소에서 사들인 전력 구매액은 전년 동기 대비 4800억원, LNG 발전의 경우는 2조5600억원이나 늘었다.

대신 원전에서 생산된 전력 판매액은 3조5304억원으로 작년 상반기(4조5366억원)보다 1조62억원이 줄었다. 이 기간 원전에서 생산된 전기의 판매 단가는 별 차이가 없지만 원전 가동률이 75.2%에서 59.8%로 크게 줄어들면서 원전을 통한 전력 생산 자체가 크게 감소했다.

값싼 원료 대신 비싼 수입 원료로 만든 전기를 더 많이 쓰다 보니 한전은 적자로 반전했다. 한전은 2015년 11조3467억원, 2016년 12조15억원, 2017년 4조9531억원씩 영업이익을 냈지만, 정부의 탈원전 정책이 본격화한 작년 4분기에 1294억원, 올 1분기 1276억원 영업적자를 기록했다. 업계에선 2분기에는 적자 폭이 확대되면서 올 상반기 영업적자 규모가 5000억원대에 이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한전 적자가 늘어나자 정부는 지난 31일 확정한 세법 개정안에서 LNG에 붙는 세금을 ㎏당 91.4원에서 23원으로 74% 인하했다. LNG에 붙는 세금을 낮추면 한전이 전기를 싸게 사는 효과를 볼 수 있다.

정유섭 의원은 "멀쩡한 원전을 '안전성 강화'란 명분으로 멈춘 결과 공기업인 한전의 적자만 늘어간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