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원가구조 절감을 위해 최근 TV 완제품 국내 생산을 전면 중단했다.

삼성전자 베트남 박난성공장 휴대전화 생산라인.

30일 삼성전자에 따르면 이달부터 수원사업장 내 TV 완제품 생산라인 가동이 전면 중단됐다.

전자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연간 기준으로 15만대 규모의 TV를 내수용으로 수원에서 생산해왔다. 이는 글로벌 전체 생산량 3945만대(2017년 기준)에 비하면 매우 적은 규모다.

삼성전자 측은 "이미 2년전부터 국내 판매 TV 대부분은 베트남에서 공급하고 있고, 이번에 가동중단한 수원 생산라인은 매우 작은 소규모로 남아있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아직 TV를 제외한 다른 가전제품의 국내 생산이 중단된 것은 아니지만 생산라인을 베트남으로 이전하는 움직임은 TV뿐 아니라 주요 가전제품 생산라인에서도 일어나고 있다.

삼성전자 광주사업장은 세탁기 생산라인 2개를 가동했다가 2016년 초 1개 라인을 폐쇄하고 베트남으로 이전했다. 베트남 남부 호찌민에 세워진 가전복합단지는 삼성전자 TV·생활가전의 생산 거점이 됐다.

삼성전자가 2010년 베트남 북부 하노이 인근 박닌성(省)에 스마트폰 공장을 세운뒤 구미에 위치한 휴대폰 생산 제2공장 생산량도 크게 줄었다.

베트남의 경우 2014년 생산거점이 7개였지만 지난해 9개까지 늘었다. 베트남은 삼성전자 임직원 10만명이 근무하는 해외 최대 생산거점으로 발돋움했다.

삼성이 베트남을 선택한 것은 상대적으로 저렴한 인건비와 거대 소비 시장인 중국, 인도와 가깝다는 점이 그 이유다.

중국 인사부가 최근 발표한 최저임금 실태조사 자료를 보면 중국 주요도시의 시간당 최저임금은 약 20위안(약 3420원)으로 한국(7530원)의 46% 수준이며, 베트남 주요도시의 최저임금은 중국의 절반에도 못 미친다. 베트남은 최저임금을 4개 지역으로 구분해 차등 적용하는데 평균 3만1100만동(약 1500원) 정도에 불과하다.

전자업계 관계자는 “최저임금 상승 등 국내 인건비 부담이 늘수록 해외 이탈 속도는 가속화 될 것 같다”며 “앞으로는 ‘메이드 인 코리아(Made In Korea)’가 찍힌 삼성 제품이 갈수록 줄어들지도 모른다”고 말했다.

한편, 삼성전자는 수원사업장이 글로벌 가전사업의 R&D 기지인 만큼 신제품 출시를 위한 R&D 목적의 시제품 생산라인만 남긴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