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이후 해외 소비는 급증한 반면 국내 소비는 정체(停滯)돼 내수(內需) 부진의 원인을 제공하고 있다는 민간경제연구원의 분석이 나왔다.

한국경제연구원은 26일 "2011~ 2017년 가계의 소비 추이를 분석한 결과 국내 소비가 연평균 1.6% 늘어난 반면 해외 소비는 연평균 10.1%씩 늘었다"고 발표했다. 해외 소비 증가율은 최근 6년 연속(2012~2017년) 국내 소비 증가율을 앞질렀다. 경제가 발전해 민간 소득이 늘면 해외 소비가 늘어나는 것은 나라마다 공통적으로 겪는 현상이다.

한경연이 지적한 문제는 우리나라의 경우 해외 소비 추세가 너무 빠르고, 단순히 경제성장에 따른 반사작용이라고만 보기에는 관광산업의 경쟁력이 경쟁국에 비해 뒤처지고 있다는 사실이다. 한경연은 이웃 일본과 우리나라의 관광객 유치 실적 역전을 사례로 들었다. 2010년 한국과 일본의 입국자는 각각 880만명, 861만명으로 미미하지만 우리나라가 앞서 있었다. 그러나 작년 한국에 입국한 사람은 1334만명에 머문 반면, 일본은 2869만명에 달했다. 사드 배치 문제로 중국인 단체관광객이 급감했던 악재가 있었다고는 해도 두 나라의 입국자 수 차이가 1500만명 이상 벌어진 것은 결국 관광산업의 실력 차이라는 게 한경연의 분석이다.

한경연은 해외 소비의 과도한 증가를 막으려면 더 많은 외국 관광객의 선택을 받도록 국내 관광산업의 경쟁력을 높이고, 단기적으로는 해외로 가는 내국인들의 발걸음을 국내로 되돌리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했다.

추광호 한경연 일자리전략실장은 "해외여행 소비의 10%만 국내 소비로 돌려도 2조5000억원의 부가가치와 7만3000명의 일자리 창출 효과가 있다"며 "해외 소비의 일부를 국내 소비로 전환하기 위한 전략적인 접근이 필요하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