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정부가 시간당 최저임금(7530원)을 내년부터 8350원으로 인상키로 한 가운데, 사실상 최저임금 인상 ‘무풍지대'인 대기업 종사자들의 최저시급에 대한 궁금증이 커진다. 이미 최저시급 이상의 급여를 받는 것은 분명한 데 실제로 얼마나 되는지 하는 호기심이다. 특히 국내 대표 전자통신 기업인 삼성전자와 LG전자 임직원의 시급은 얼마나 할까?

25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공개된 양사의 2017년 사업보고서를 보면 삼성전자의 국내 임직원 평균 시급은 4만원대로 현행 최저임금보다 5배 가량 높았다. LG전자는 2만원대로 3.6배 가량 많았다. 또 삼성전자와 LG전자의 시급 차이는 10년전 300원 미만에서 지난해 1만3000원으로 격차가 40배 이상 벌어졌다.

삼성-LG전자 10년간 평균 시급 변화 추이.

◇ ‘갤럭시’ 출시 후 격차 본격화…10년전 대비 시급차 40배 이상 벌어져

삼성전자와 LG전자의 평균 급여 인상률은 금감원 전자공시의 사업보고서를 보고 매해 평균 시급을 1년간 하루 8시간씩 근무한 것으로 보고 연간 급여총액을 총 직원수로 나눠 분석했다.

2007년 평균 시급을 살펴보면 삼성전자(005930)는 2만1224원, LG전자는 2만1505원으로 LG전자가 근소하게 281원 앞섰다. 그러나 10년이 지난 2017년 평균 시급은 삼성전자가 4만625원, LG전자가 2만7596원이었다. 양사간 임금이 역전돼 1만3029원 차이가 벌어졌다. 10년 전 양사 평균 시급 격차인 281원과 비교하면 46배 가량 격차가 벌어진 것이다.

평균 시급 격차가 커진 것은 지난 10년간 실적 변화와도 관련이 있다. 삼성전자는 2017년 매출이 239조5754억원으로 2007년(95조5078억원)보다 144조676억원이 오른 반면 LG전자는 2017년 매출이 61조3962억원으로 2007년(53조4267억원)과 비교해 7조9695억원 오르는데 그쳤다.

영업이익을 보면 삼성전자는 2017년 53조6450억원을 기록했다. 2007년 8조9733억원의 영업이익을 냈을때와 비교하면 6배 가량 늘었다. 반면 LG전자는 10년 전보다 영업이익이 줄었다. 2017년 LG전자의 영업이익은 2조4685억원으로 2007년(2조8214억원) 영업이익보다 3529억원 줄었다.

삼성전자 연구임원 출신으로 갤럭시S 개발에 참여한 김용석 성균관대 전자전기공학부 교수는 “10여년 전 삼성 최고경영진의 안드로이드폰 집중 전략으로 갤럭시S, 갤럭시노트를 성공적으로 출시했고 애플과 시장을 양분하는 주요 마케터가 됐다”면서 “LG전자와의 격차는 사실상 이때부터 본격화 됐다고 봐도 된다”고 말했다.

삼성-LG전자 10년간 매출⋅영업이익 변화 추이.

◇ 영업실적 좋을수록 채용도 확대

특히, 두 회사의 영업실적이 크게 증가한 해에는 국내 임직원 수가 크게 증가했다.

삼성전자가 역대 최대 실적을 거둔 2017년 영업이익은 53조6450억원으로 2016년(29조2406억원)보다 24조4044억원 증가했다. 2016년 영업이익 대비 83% 증가한 수치다. 삼성전자는 2017년 국내 임직원 수를 확 늘렸다. 2017년 국내 임직원 수는 9만9063명으로 2016년(9만2512명)보다 6551명 증가했다. 2007년(8만4721명)부터 2016년까지 9년간은 임직원이 7791명 증가했다.

LG전자도 비슷했다. LG전자는 2009년 휴대전화 사업 호황으로 MC사업본부가 영업이익 1조3396억원을 기록하며 LG전자 전체 영업이익( 2조6807억원)의 절반을 이끌었다. 당시 LG전자는 국내 임직원 수를 1145명 더 늘려 2008년 2만8409명이던 국내 임직원 수는 2009년 2만9554명이 됐다. 이어 다음해인 2010년(3만2431명)에는 2877명을 더 늘렸다.

반대로 MC사업본부가 연속 적자를 보인 2013년을 기점으로는 국내 임직원 수가 증가하지 못하고 정체된 상태다. LG전자의 2017년 국내 임직원 수는 3만7053명으로 2013년(3만7731명)보다 671명 줄었다. 2014년 3만7405명, 2015년 3만7467명, 2016년 3만7398명으로 소폭 감소해왔다.

한편, 지난 10년간 두 회사 국내 임직원의 근속년수는 서로 비슷한 수준으로 증가했다. 2007년 삼성전자 국내 임직원의 평균 근속년수는 6.7년이었지만 2017년은 11년으로 4.3년 늘었고, LG전자는 2007년 8.16년에서 2017년 11.5년으로 3.34년 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