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금융·KB금융·우리은행 등 상반기 주요 금융그룹과 은행들이 잇따라 시장의 예상을 뛰어넘는 실적을 냈다. 금리 인상기 이자 이익이 늘어났을 뿐 아니라 국내 주요 기업의 구조조정이 마무리되면서 작년까지 실적에 영향을 줬던 충당금 부담이 줄어든 것도 영향을 줬다.

하나금융지주는 "올해 상반기 당기순이익이 1조3038억원으로 2005년 12월 금융지주를 설립한 이후 상반기 기준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고 20일 밝혔다. 작년 상반기 대비 이익이 26.5% 증가했다.

우리은행도 이날 "상반기 1조3059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2007년 이후 11년 만에 상반기 기준 최고치다.

앞서 KB금융지주도 지난 19일 올 상반기 누적 당기순이익이 1조9150억원으로 2008년 지주회사 설립 이래 반기 기준으로 최대 실적을 올렸다.

은행들이 신기록 행진을 이어가고 있는 것은 본격적인 금리 상승기가 시작되고 있는 영향이 크다. 대출은 변동금리가 많아 금리 상승이 즉각적으로 반영되지만, 예금 금리의 경우 만기까지는 금리가 변하지 않는 경우가 많아 금리 상승기에 은행들의 이익이 커진다.

올 상반기 하나금융지주와 우리은행, KB금융지주 세 곳의 이자 이익은 약 8조9160억원으로 작년 상반기 대비 10.4% 증가했다. 세 곳 모두 각각 작년 상반기 대비 8~12% 안팎의 이자 이익이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당분간 은행들의 이자 이익은 계속 늘어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연말까지 기준 금리를 두 차례 더 올릴 예정이고, 한국은행도 작년 11월에 이어 올해 하반기 중 금리를 인상할 것이란 예상이 많기 때문이다.

은행들이 최근 수익 다변화 전략에 나선 효과도 실적에 반영됐다. 하나금융의 경우 그룹 차원에서 인수·합병 계약을 주선하고 자문하는 등 기업 금융에 적극적으로 나서면서 수수료 이익이 1조2030억원으로 작년 동기 대비 22% 증가했다. 하나금융은 "수익이 증가한 만큼 적극적인 주주 환원 정책을 쓰겠다"며 주당 400원의 중간 배당도 실시하기로 했다.

우리은행은 "손태승 은행장 취임 후 적극적으로 해외 영업과 자산 관리 서비스 등에 적극적으로 나선 게 서서히 결과로 나타나고 있다"고 했다. 주가지수연동신탁(ELT) 상품 판매가 크게 늘어나는 등 자산 관리 부문에서 작년 상반기보다 이익이 28% 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