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자점발광다이오드(QLED) TV는 탄탄한 성장 기반을 마련했습니다. 하반기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TV와의 싸움에선 재밌는 결과가 나올 것으로 확신합니다.”

한종희 삼성전자 영상디스플레이(VD)사업부장(사장)은 20일 “QLED TV의 화질이 더 좋아졌고 거래처가 원하는 사양을 다 맞췄기 때문에 (판매량을) 기대해도 될 것 같다”며 이같이 말했다.

한종희 삼성전자 영상디스플레이(VD)사업부장이 20일 수원사업장에서 하반기 TV 전략을 설명하고 있다.

한 사장은 이날 삼성전자(005930)수원사업장 ‘삼성 디지털시티’에서 열린 하반기 제품 전략 소개 행사에 참석, 삼성 제품에 대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내부 예측대로 상황이 흘러간다면 LG전자, 소니, 파나소닉 등 OLED TV 진영의 추격을 뿌리칠 수 있다는 것이다.

프리미엄 TV 시장은 세계 TV 시장 점유율 1위 삼성전자가 주도하는 QLED TV와 LG전자가 이끄는 OLED TV로 나뉜다. 지난해까진 QLED TV 판매량이 OLED TV보다 많았으나 OLED TV 가격이 싸지고 OLED TV 생산에 합류하는 업체가 빠르게 늘면서 경쟁이 치열해졌다. 시장조사업체 IHS 마킷은 올해 OLED TV 판매량(254만대)이 처음으로 QLED TV(196만대)를 넘고 앞으로 5년간 그 격차를 더 벌릴 것이란 전망을 내놓기도 했다.

삼성전자는 OLED TV의 ‘번인(burn-in)’ 현상을 언급하는 전략으로 맞서고 있다. 번인이란 오랜 시간 TV를 켜두면 잔상이 화면에 남거나 색 표현이 제대로 되지 않는 현상을 말한다. 무기물로 구성된 QLED TV가 상대적으로 내구성이 강하다는 점을 부각하는 전략이다.

이날 행사에 참석한 유호선 삼성전자 VD사업부 상무는 “삼성 제품은 10만 시간의 수명을 보장하지만, OLED는 유기물질이기 때문에 2만 시간 시청 시 번인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고 했다.

유호선 삼성전자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 상무가 마이크로LED 디스플레이 기술을 설명하고 있다.

차세대 제품군으로 내세우고 있는 마이크로LED TV에 대한 기대감도 드러냈다. 가격대가 비싼 프리미엄 제품인 만큼 초기 시장 점유율은 미미하겠지만, 1년 반 정도 지나면 경쟁사도 따라올 것이란 예측이다. 양산은 9월부터 시작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 사장은 “올해 초 CES에서 선보인 마이크로LED 디스플레이 ‘더 월(The Wall)’보다 더 얇은 ‘럭셔리’ 제품을 내년에 선보일 것”이라며 “더 월 두께가 80㎜ 정도인데, 30㎜ 수준으로 준비하고 있다”고 했다.

가격이 비싸 소비자들이 접근하기 어려울 것이란 관측에 대해선 “제품이 양산되고 시장에 나오면 가격이 빠르게 내려올 것으로 생각한다. 지금은 생산성을 높이는 단계다. 현재 시장에서 예상하는 수준의 가격대는 아닐 것으로 본다”고 답했다.

한 사장은 “앞으로 TV라는 말은 안 쓰려고 한다. 내가 원하는 장소에 원하는 스크린을 두고 모든 것을 하는 라이프 스타일 스크린의 시대가 오고 있다”며 “개인별 모바일 디바이스를 쓰듯 라이프 스타일 스크린으로 취향에 맞춘 콘텐츠를 즐기게 될 것”이라고 했다.

삼성전자는 이날 2018년형 ‘더 프레임(The Frame)’도 공개했다. 더 프레임은 그림·사진 등 예술 작품을 ‘아트 모드’로 연출해 일상 공간을 갤러리처럼 만들어 주는 라이프 스타일 TV다. 2018년형 제품은 사용자가 설정한 주기에 맞춰 자동으로 작품을 변경해 띄우는 ‘슬라이드쇼’, 자주 찾는 작품을 별도로 구별해 두는 ‘즐겨찾기’, 계절·주제 등에 맞춰 작품을 추천해주는 ‘큐레이션’ 기능이 새롭게 추가됐다.

삼성전자 상품기획 담당직원이 ‘더 프레임’ TV에 대해 소개하고 있다.

추종석 삼성전자 VD사업부 전무는 “더 프레임은 아트 유통 플랫폼으로서 TV의 역할을 재정립했다”며 “이 제품을 통해 소비자가 일상에서 예술의 가치를 편리하게 즐길 수 있도록 만들겠다”고 했다.

2018년형 더 프레임은 7월 초부터 미국과 유럽 주요 국가에서 판매를 시작했다. 한국 시장에는 8월 중순에 선보일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