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성심근경색은 겨울철 주의해야할 대표 질환으로 알고 있는 사람이 많다. 하지만 무더운 여름철에도 발병 위험이 높아 방심해서는 안 된다는 게 전문가의 지적이다.

실제 건강보험공단 심사평가원에 따르면 작년 여름철 급성심근경색로 병원을 찾은 환자(6월~8월)는 8만433명으로 전체 환자의 27.6%에 달했다. 2017년 급성심근경색 환자 수는 월별로 큰 차이가 없었다.

지난 17일부터 세종·울산·부산·대구·광주·대전·서울 등 지역에는 폭염 경보가, 울릉도·독도·인천·제주도 등에는 폭염 주의보가 내려졌다.

박창범 강동경희대병원 심장혈관내과 교수는 20일 “여름철 폭염으로 체온이 상승해 땀을 많이 흘려 몸에 수분이 부족해지면 혈액의 농도도 높아져 피가 끈적해진다”며 “이로 인해 혈관을 막기 쉬운 상태가 돼 ‘동맥경화’ 가능성을 높인다”고 설명했다.

급성심근경색의 가장 큰 원인이 바로 ‘동맥경화증’이다.

심장근육에 혈액을 공급하는 혈관을 통해 심근에 혈액과 산소가 공급되는데, 이 터널이 막히면서 급성심근경색이 일어나는 경우가 많다. 원래 관상동맥의 혈관 내벽은 큰 파이프처럼 생겼으나 나이가 들면서 콜레스테롤과 같은 여러 찌꺼기가 끼는 현상이 발생하는 데, 이러한 현상을 동맥경화라고 한다.

급성심근경색은 왼쪽 가슴이 쥐어짜는 것 같이 아픈 것이 전형적인 증상이다. 환자마다 차이는 있지만 ‘가슴을 짓누르는 느낌’, ‘숨이 찬 느낌’, ‘고춧가루를 뿌려 놓은 느낌’ 등 다양하게 표현된다. 일반적으로 30분 이상 지속되며 신체 활동과 상관없이 갑자기 발생한다.

어떤 환자들은 가슴 통증을 호소하는 대신 턱이나 등, 왼쪽 팔이 아픈 경우도 있다. 노년층의 경우 소화불량이나 위궤양과 비슷하게 오목가슴 부위가 아픈 경우도 있다.

급성심근경색과 같은 심혈관 질환 예방을 위해 여름에는 수분 공급을 충분히 하고 급격한 체온 변화도 조심해야한다.

박창범 교수는 “수분 부족으로 피가 끈적해지는 것을 막기 위해서는 수시로 물을 마시면서 충분한 수분 공급을 해줘야 한다”고 말했다.

박 교수는 “무더위를 피하기 위해 찬물로 샤워를 하거나 갑자기 차가운 물에 들어가면 일시적인 혈압 상승과 심박수가 증가해 심장에 부담이 커진다”며 “샤워 시에는 미지근한 물로 샤워를 시작해 온도를 점차 낮추고, 물놀이 전에는 충분한 준비운동을 통해 사고를 방지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급성심근경색은 고혈압, 심부전, 부정맥과 함께 순환기내과에서 가장 많은 질환이다. 특히 골든타임을 놓치면 사망에 이를 수 있어 더욱 주의가 요구된다. 특히 동맥경화는 20대부터 발생하기 시작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당뇨나 고혈압, 고지혈증, 비만과 같은 성인병 환자의 경우 몸속에 콜레스테롤이 많은 만큼 동맥경화의 속도나 정도도 더욱 빠르고 광범위하게 진행된다.

심근경색은 노화 질환의 일종이기에 완전한 예방법은 없다. 하지만 다른 노화 질환과 마찬가지로 생활습관 개선을 통해 예방할 수 있다.

박 교수는 “심근경색은 동맥경화증이 주원인이므로 고혈압, 고지혈증, 당뇨가 발생하지 않도록 식사조절과 운동을 통해 비만 관리를 해야 한다”며 “이미 성인병을 가지고 있을 경우 약물치료와 생활요법 병행을 통해 성인병의 철저한 관리가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심근경색 치료를 받은 후에도 합병증 발생을 막기 위해 약물치료가 필요하며 흉통이 없어지면 유산소 운동을 천천히 병행하면 심장과 신체 회복에 도움 된다.

박 교수는 “가슴 통증이 있다고 모두 협심증이나 급성심근경색은 아니다”라며 “역류성 식도염이나 위염 등 유사한 가슴 통증을 유발하는 질환이 많아 너무 걱정 말고 우선 병원에서 상담을 받는 것이 좋다”며 “급성심근경색으로 인해 막힌 혈관을 치료하기 위해서는 관상동맥 조영술과 스텐트 삽입술을 시행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