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달러화 대비 원화 환율이 사흘 연속 상승하면서 또 다시 9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원화 약세). 미국 고용 지표가 호조를 보이며 달러 강세 기대가 이어졌고 위안화 약세 흐름이 이어진 영향이다. 전날 미국 증시가 하락하며 위험 회피 성향이 커진 것도 원화 약세 요인으로 작용했다.

20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0.5원 오른 1133.7원에 마감했다. 사흘 연속 10원 가까이 상승하며 지난해 10월 11일(1135.2원) 이후 9개월여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날 원·달러 환율은 1.2원 오른 1134.4원에 거래를 시작해 장중 1139원까지 오랐지만 다시 상승폭이 줄었다.

국제 외환시장에서 달러화는 유로, 엔화 등 주요 통화 대비 소폭 약세를 보였지만 미국 고용지표가 호조를 보이면서 달러 강세가 이어질 것이라는 기대가 확산됐다. 19일 미국 노동부는 지난주 실업수당 청구 건수가 8000건 줄어든 20만7000건에 그쳤다고 밝혔다. 이는 1969년 12월(20만2000건) 이후 약 49년 만에 최저였다. 고용 지표가 예상보다 큰 호조를 보이면서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올해 두 차례 더 금리를 인상할 것이라는 기대가 확산됐다.

반면 위안화 약세는 지속됐다. 중국 인민은행은 20일 달러당 위안화 환율을 6.7671위안으로 고시했다. 전날보다 0.9% 상승한 것으로, 위안화 가치가 그만큼 하락했다는 의미다.

전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달러 강세를 부추기는 미 연준의 금리 인상에 대해 부정적인 견해를 나타냈다. 트럼프 대통령은 CNBC와 인터뷰에서 연준의 금리 인상 결정에 대해 “즐겁지 않다” “정말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말했다. 일부 전문가들은 중국 인민은행이 위안화 가치를 크게 절하시킨 결정이 트럼프 발언의 영향 때문이라고도 분석했다. 트럼프의 발언 이후 달러 가치는 소폭 하락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