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 화폐를 강력히 규제하는 중국에서도 블록체인 관련 창업은 급증하고 있다. 올해 회사명에 '블록체인(중국어로 취콰이리엔)'을 넣고 등록한 중국 기업은 3078곳으로 작년 등록기업(555곳)의 6배가 넘는다고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17일 보도했다. 현재 중국의 블록체인 관련 기업 수는 4000곳 이상으로 추정된다. 이는 미국(817곳), 영국(335곳)보다 훨씬 많은 숫자다. SCMP는 "중국 기업들이 블록체인 이름 붙이기에 나선 것은 1990년 말 회사명에 닷컴, 닷넷을 경쟁적으로 붙였던 인터넷 버블을 떠올리게 한다"고 보도했다.

중국 정부는 가상 화폐 거래는 물론이고 신규 가상 화폐 공개(ICO)와 채굴을 금지하고 있다. 그럼에도 가상 화폐의 기반 기술인 블록체인에 대한 관심은 줄지 않은 것으로 해석된다. 실제로 작년 1분기 중국에서 투자를 유치한 스타트업의 41%는 블록체인 관련 기업이었다. 지난해 전 세계 블록체인 관련 특허 신청의 절반 이상인 225건을 중국이 차지하기도 했다.

중국 정부도 블록체인 기술에 대해서는 우호적인 입장이다. 중국 공업정보화부는 지난 2016년 '중국 블록체인 기술과 응용발전 백서'를 발표했다. 같은 해 12월에는 국무원이 발표한 '13차 5개년 국가정보화규획(2016~2020년)'에 블록체인이 사물인터넷(IoT), 클라우드 컴퓨팅, 빅데이터, 인공지능(AI), 바이오유전자 공학 등과 함께 중점 육성 기술로 포함되기도 했다. 당시 리커창 총리는 "블록체인 기술을 국가 차원에서 육성하겠다"고 밝혔다.

중국 상하이, 산시, 허난, 광저우, 항저우와 같은 지방 정부들도 블록체인 육성책을 앞다퉈 내놓고 있다. 중국 동부에 위치한 항저우 정부는 지난 4월 세계 최대 규모인 100억위안(약 1조7000억원)의 블록체인 스타트업 펀드를 조성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