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류 관리기 ‘트롬 스타일러'와 피부 관리기 ‘프라엘'로 틈새시장을 개척해 짭짤한 재미를 봤던 LG전자가 하반기에는 가정용 수제맥주 제조기를 내세워 가전 틈새시장의 영역을 넓힐 것으로 전망된다.

LG전자 프라엘 4종 세트.

16일 가전업계에 따르면 작년 9월 LG전자(066570)가 출시한 피부관리기 프라엘의 올 상반기 월평균 판매량이 작년 월평균 판매량보다 5배 가량 늘며 불티나게 팔리고 있다.

지난 1월 전자랜드프라이스킹이 발표한 자료를 봐도 1월 프라엘 판매량은 작년 12월보다 371% 증가했고 작년 11월 5일 첫 홈쇼핑 방송 판매에서도 40분만에 준비한 물량 1000대가 완판되는 기염을 토하기도 했다.

프라엘은 더마 발광다이오드(LED) 마스크, 토탈 리프트업 케어(탄력 관리 기기), 갈바닉 이온 부스터(화장품 흡수 촉진기기), 듀얼 모션 클린저(세안용 도구) 등 4종으로 구성된다. 더마 LED 마스크 단품이 79만원이며, 4종을 모두 살 경우 가격은 189만6000원이다.

전문가의 도움 없이 가정에서 쉽고 간편하게 피부를 관리하고 싶어하는 소비자 니즈가 증가한데다, LG전자가 브랜드 파워와 대대적 마케팅을 바탕으로 제품 인지도를 크게 높이면서 시장 안착에 성공한 것으로 풀이된다.

LG전자는 최근 가격 부담을 낮추기 위해 제품 액세서리 구성품을 줄여 가격을 26만원 가량 낮춘 콤팩트형 라인(4종 구매시 163만6000원)을 추가 출시하고, 최대 35만원의 현금을 돌려주는 캐시백 이벤트도 실시하고 있다.

가전업계 관계자는 “현재 가정용 피부관리기 시장에서 LG전자 프라엘이 차지하는 비중이 가장 크다”며 “기존에도 피부관리기 시장에 진출한 중소기업은 있었지만 절대 강자가 없었는데 이제는 대기업인 LG전자 프라엘 중심으로 시장이 재편되면서 판이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국내 홈 뷰티기기 시장은 작년 약 4500억원 규모로, 매년 10% 이상 성장해왔다. 해외 홈 뷰티기기 시장은 작년 5조원 규모다. 프라엘의 성공에 힘입어 올해 국내 홈 뷰티기기 시장 규모가 예년보다 더 큰폭으로 확대될 전망이다.

수제 맥주 이미지.

LG전자는 프라엘에 이어 가정용 수제맥주 제조기 시장 진출도 준비하고 있다. LG전자는 아직 공식적으로 출시 계획을 밝히진 않았지만 지난 5월 특허청에 '홈브류'와 ‘홈브루'라는 이름으로 상표등록을 마친 상태다. 2014년부터 태스크포스(TF)를 꾸리고 관련 제품을 개발한데다 상표등록까지 마쳐 하반기 출시 기대감이 높아진 상황이다.

가정용 수제맥주 제조기 시장은 국내에 형성된 적이 없어 소비자로부터 신수요를 이끌어내고 시장 판세를 키워야 한다는 부담이 동시에 작용할 전망이다. 즉 시장이 형성될 시간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LG전자는 2011년 의류관리기 트롬 스타일러를 업계 최초로 출시했을때도 동일한 문제에 봉착했지만 소비자 수요를 늘리면서 꾸준히 시장 규모를 확대해왔다. LG전자는 2011년 2월 의류관리기 트롬 스타일러를 첫 출시한지 6년여만에 누적판매량 10만대를 넘겼고 지난 1년여간 15만대 가량을 더 판매해 누적판매량이 곧 25만대를 넘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시장을 키우는데만 약 7년의 시간이 소요된 것이다.

가전유통업계 관계자는 “LG전자가 2011년 의류관리기 시장에 진입할 당시 시장 자체가 없었지만 미세먼지 이슈가 불거지고 청정관련 제품 시장 규모가 증가하면서 7년만에 시장이 활성화됐다”면서 “수제맥주 제조기 시장도 처음에는 시장을 만들고 수요를 창출하는데 시간이 필요할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프라엘은 이미 중소기업 중심으로 시장이 형성돼 있었기 때문에 판을 키우는데 시간이 단축된 것 같다”고 덧붙였다.

이와 함께 관련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어 LG전자가 의류관리기와 피부관리기 시장 개척의 노하우를 잘 살린다면 히트 상품으로 키울수 있을 것이라는 이야기도 나온다. 한국수제맥주협회가 조사한 자료를 보면 국내 수제맥주 시장 규모는 2012년 7억원 규모에서 작년 200억원대로 급증했고, 2027년에는 2조원 수준에 달할 전망이다.

LG전자 관계자는 “수제맥주 제조기를 개발하고 있는 것은 맞지만 출시 계획에 대해선 밝힐 내용은 없다”며 “다만, 아직은 수제 맥주를 사먹는 사람이 많지만 앞으로는 가정에서 직접 만들어 마시는 시장도 커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