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005930)가 최근 내부 직원들을 대상으로 경쟁사인 LG전자의 유기형발광다이오드(OLED) TV 제품의 결함을 찾는 공모전을 진행했던 것이 드러나 논란이 되고 있다. LG전자의 OLED TV의 결함 사항을 수집해 대대적인 네거티브 마케팅에 나서려 했던 것 아니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올해 5월 한 달 동안 '2018 OLED 번인(Burn-in) 제보전이라는 행사를 내부적으로 진행했다. OLED TV의 기술적 약점 중 하나로 알려진 번인 사례를 제보하면 우수사례에 100만원 상당의 상품권을 주는 행사로, 삼성전자 한국총괄이 주관했다.

삼성전자가 내부 임직원들을 대상으로 진행한 ‘2018 OLED 번인(Burn-in) 제보전’ 포스터.

번인(Burn-in)은 TV에 장시간 같은 화면을 켜두거나 혹은 채널마다 위치가 고정된 방송사 이미지가 화면에 계속 노출되면 그 부분의 색상이 제대로 표현되지 않거나 화면에 잔상(얼룩)이 영구적으로 남는 현상이다. LG전자의 OLED TV, 삼성전자의 갤럭시 스마트폰 등 통상 OLED 기술 기반의 디스플레이 제품에 이같은 현상이 종종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서는 굳이 삼성전자가 공모전까지 진행해 경쟁사 제품의 단점을 수집하려는 의도에 대해 지난해부터 이어져온 LG전자에 대한 네거티브 마케팅을 강화하기 위한 수순으로 보고 있다. 유통업계의 한 관계자는 "경쟁사 제품의 약점을 사진 자료 등으로 수집하는 건 영업 현장에서 마케팅 자료로 활용하기 위한 목적말고는 추측해볼 것이 별로 없다"고 설명했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국내뿐 아니라 전 세계 각지에서 TV 시장에서 번인 문제를 두고 충돌하고 있다. 지난해 11월 삼성전자는 해외 IT 매체가 OLED TV의 번인 현상을 지적한 리뷰를 자사의 공식 블로그인 '뉴스룸'에 소개한 바 있으며 해외 TV 유통 채널에서도 OLED TV의 단점을 부각시키는 마케팅 자료를 사용해 LG전자의 항의를 받은 적도 있다.

세계 TV 시장 1위인 삼성전자가 2위인 LG전자를 이처럼 경계하는 이유는 최근 LG전자가 OLED TV를 중심으로 프리미엄 시장에서 점유율을 높이며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LG전자는 프리미엄 제품군인 OLED TV 판매 확대에 힘입어 지난 1분기 TV부문에서 14% 수준의 영업이익률을 기록하며 경쟁사들보다 2배 이상 영업이익률을 기록한 바 있다.

이에 대해 삼성전자 측은 “(2018 OLED 번인 제보전은) 판매 현장에서 문의가 많아 사실여부를 확인하기 위한 판매부서의 인트라넷상 활동이었으며 외부 활용 목적은 전혀 없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