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에 편의점 두 곳에서 올린 수익이 딱 90만원입니다. 제 시급이 3000원이 안 되는 겁니다."(서울 마포구 점주 이모씨·57)

"최저임금위 공익 위원 중 알바생에게 임금 줘보신 분 없죠? 여기서 더 올리겠다는 것은 우리 점주들 다 죽으란 얘깁니다."(경기 안산시 점주 박모씨·48)

전국편의점가맹점협회가 정부의 2019년도 최저임금 인상 추진에 "강력 대응하겠다"고 밝힌 12일, 전국 편의점 점주들은 한목소리로 정부를 성토했다. 편의점은 2010년대 이후 가장 빠르게 성장한 자영업 분야다. 현재 5대 브랜드 점포만 계산해도 4만개가 넘는다. 1인 가구 증가 등으로 퇴직자들이 편의점 창업에 몰리며 6년 만에 두 배로 늘어났다.

이씨는 2016년 직장을 그만둔 뒤 퇴직금을 투자해 편의점 2개를 열었다. 그는 "2년 전보다 인건비가 20% 넘게 올랐는데, 매출은 확 줄었다"며 "한 달에 딱 하루 쉬며 매일 13시간 일한 결과가 90만원이란 게 말이 되냐"고 했다. 전국편의점가맹점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편의점 점주들의 평균 수익은 195만5000원이었다. 하지만 올해 최저임금이 16.4% 오르자 평균 수익은 130만2000원으로 대폭 줄었다. 안산에서 7년간 편의점을 운영해 온 박씨는 "최근 점포를 내놓았지만 인수하겠다는 사람이 없다"며 답답해했다. 그는 "인수자 없이 폐업하면 본사에 위약금 6000여 만원을 내야 한다"며 "최저임금이 8000원을 넘어서면 빚을 내야 할 판"이라고 말했다.

소도시 점주들은 "지방 편의점 사정은 훨씬 안 좋다"고 말했다. 김모(41·충북 충주)씨는 "내 주변에는 최저임금 맞춰 주는 가게가 거의 없지만 왜 신고당하지 않는 줄 아느냐"고 되물었다. 매출이 적어 최저임금을 맞춰줄 수 없는 형편이란 걸 알바생도 알고 있다는 의미다. 성인제 편의점가맹점협회 공동대표는 "지역별·업종별 특성을 전혀 고려하지 않는 현행 최저임금 제도는 점주를 범법자로 내몰 뿐"이라고 했다. 심모(37·서울 동작구)씨는 지난달까지 3명을 쓰던 알바생을 1명으로 줄였다. 그는 "정부가 최저임금 올린다며 멀쩡한 일자리를 없애고 있다"며 한숨을 내쉬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