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권 노사가 9일 임금피크제와 주 52시간 근무제 도입 및 정년연장 등 핵심쟁점을 놓고 협상을 진행했지만 결국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 노사는 이날 중앙노동위원회(이하 중노위)의 마지막 조정회의에서 합의를 이끌어내지 못했다.

금융노조는 전체 조합원 의견을 물어 총파업에 돌입할 것으로 전망된다. 금노가 올해 총파업을 실시하면 지난 2016년 9월 성과연봉제 도입 반대 건 이후 2년여만의 총파업이 될 것으로 보인다.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금융노조)의 지난 2016년 9월 23일 총파업 현장.

전국금융산업 노동조합(금융노조)과 금융산업사용자협의회(사용자 대표)는 이날 오후 2시부터 세종시 중노위에서 3차 조정회의를 진행했으나 결국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

앞서 4월부터 진행된 산별교섭이 결렬되면서 금노가 지난달 18일 중노위에 조정을 신청한 바 있다. 이날 마지막 조정회의에서 중재결렬이 선언됐다. 관련법에 따라 금융노조의 파업이 가능해진다.

노사가 의견이 엇갈리는 쟁점은 임금피크제 도입과 정년연장 등이다. 노조는 정년을 63세로 늘리고 임금피크제 시행 연령을 만 55세에서 58세 이상으로 높일 것을 요구한다. 하지만 사측은 인건비 부담 등을 이유로 이를 받아들이기 힘들다는 입장이다.

또 주 52시간 근무제 도입과 관련해서는 올해 안에 도입하기로 큰 합의에 이르렀지만 인사·예산·정보기술(IT) 등 20여 개 예외 직무에 대해 합의를 이루지 못했다. 사측은 예외 직무는 유연근무제를 적용하자고 주장하는 반면, 노조는 인력을 충원해 예외없이 시행하자고 맞서고 있다.

이 밖에 △임금인상률 4.7% △점심시간 1시간 일괄 휴식 △노동이사제 도입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 등의 사항도 노사 간 의견이 갈린다.

금융노조의 한 관계자는 “총파업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앞서 금노는 지난 5일 발행한 소식지에서 “금융노동자들의 인내는 이제 한계에 달하고 있다. 사측이 정녕 파국을 원한다면 우리는 투쟁으로 갚아줄 것”이라며 “총파업도 불사하는 비상한 투쟁의지를 다져나가자”고 밝혔다.

한편 노사 간 대립으로 주 52시간 근무제 도입 등을 준비 중인 시중은행들도 일정에 차질을 빚게 됐다. 주요 시중은행들은 산별교섭 결과에 따라 주 52시간 도입 시기 등 쟁점 안건들을 추진하겠다는 입장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