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율주행 시대가 와서 차 안에서 다른 엔터테인먼트를 한다면 자동차 공간은 (이전과는) 완전히 다른 장소가 될 겁니다."

‘모빌리티와 그린빅뱅’이란 주제로 진행된 3세션에서는 기술의 발전이 바꿀 이동수단에 대한 토론이 이어졌다.

김준근 KT 기가 사물인터넷(GiGA IoT) 사업단장은 자동차 실내 공간이 미래에는 획기적으로 바뀔 것으로 예상했다. 그는 "올레TV가 올해 10주년이 됐는데, 1조원 시장으로 커졌다. 5G(5세대 이동통신) 시대에는 운전석부터 조수석까지 디스플레이로 연결돼 차 안의 생활방식이 바뀔 수 있다"고 말했다.

올레TV는 KT가 제공하는 IPTV(인터넷 프로토콜 TV) 서비스로 2008년 11월 시작했다. IPTV는 시청자가 원하는 시간에 보고 싶은 프로그램을 골라보는 것으로, 지금은 보편화됐지만 10년 전에는 생소한 서비스였다. 마찬가지로 지금은 자동차 실내가 운전을 위한 공간으로 설계돼 있지만, 자율주행 시대가 오면 오락을 위한 공간으로 재탄생할 것이란 주장이다.

'모빌리티(mobility·이동성)와 그린빅뱅'이란 주제로 열린 2018 미래에너지포럼 3세션에서는 기술의 발전이 우리의 이동문화를 어떻게 바꿀지에 대한 논의가 이뤄졌다. 김희집 서울대 객원교수가 진행한 이 세션에는 김준근 단장, 박수동 현대자동차 오픈이노베이션 전략실장, 이종호 SK텔레콤 유닛장, 최태일 한국전력 신산업처장(가나다 순)이 패널로 참석했다.

◇통신기술이 바꿀 미래 모빌리티

김준근 단장은 통신 기술이 발전하면 자율주행차 도입이 더 빨라질 수 있다고 봤다. 자율주행차는 도로 위를 달리면서 옆 차의 움직임, 교통신호, 앞차와의 거리 등 수 많은 정보를 처리해야 하는데, 5G는 정보 처리속도가 빠르고 처리할 수 있는 양이 더 많기 때문이다. 김 단장은 "자율주행차는 카메라나 운전자가 놓칠 수 있는 부분이 있는데, 5G 기술로 보완할 수 있다. 신호 체계는 1㎞ 전에 받아보는 걸 대비하고 있다"고 했다.

미래 자동차는 커넥티드 카(connected car·정보통신기술이 결합한 차)에서 더 나아가 바퀴가 달린 스마트폰에 가깝게 바뀔 것이란 주장도 나왔다. 스마트폰에는 외부 개발자가 만든 애플리케이션(앱)이 들어가 사용자가 더 풍부한 기능을 활용할 수 있는데, 앞으로는 자동차에도 다양한 기능이 추가될 것이란 전망이다.

SK텔레콤은 데이터를 활용해 주차 공간을 쉽게 찾고 운전습관을 안전하게 바꿔주는 실험을 하고 있다. 이종호 유닛장은 "주차 장소를 찾아다니면서 쓰는 시간, 연료, 공해와 같은 비용이 연간 약 5조원에 달한다. 주차 공간의 수요와 공급을 실시간으로 파악해 제공하면 주차 공간을 찾으면서 낭비하는 비용을 줄일 수 있다"고 했다.

SK텔레콤은 보험사와 연계해 운전자가 안전운전을 하면 보험료를 할인해주는 제도를 운용 중이다. 티맵을 켜고 500㎞를 운전하는 동안 운전자가 급가속, 급제동, 과속 등을 하는지 파악해 점수를 매긴 뒤 일정 점수를 넘기면 보험료를 할인해주는 식이다. 또 택시의 수요와 공급을 최대한 맞추고 실시간 교통흐름을 보여주는 지도 제작도 준비 중이다.

◇전기차·자율주행차 성큼 다가온다

김희집 교수는 이날 블룸버그 뉴에너지파이낸스 자료를 인용해 전기차 시장의 전망에 대해 설명했다. 자료에 따르면 2012년에 12만2000대였던 전기차는 올해 150만2000대로 급증했다. 전기차에 들어가는 리튬이온 배터리 팩의 1kWh당 가격은 2010년 1000달러에서 작년 200달러로 매년 10~20%씩 낮아지고 있다. 김 교수는 "전기차가 비싸다는 인식은 2022년에는 해소될 전망"이라고 했다.

전기차 충전 시간은 짧아지고 한 번 충전으로 갈 수 있는 거리는 늘어날 전망이다. 최태일 처장은 "현재 무선 충전 시스템을 개발 중이며 현재 30분인 충전 시간을 15분까지 단축시키려고 한다. 400㎾급 충전기를 개발해 10분 충전으로 서울에서 부산을 다녀올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현대차는 2021년까지 레벨4의 자율주행차를 개발하는 게 목표다. 레벨4는 위급한 상황에 처했지만, 운전자가 제어할 수 없을 때 자동차가 스스로 판단해 속도를 줄이거나 갓길에 정차할 수 있는 수준이다.

박수동 실장은 "자동차는 디자인부터 양산까지 보통 4~5년의 시간이 걸리는데, 정보통신기술의 개발 주기는 6개월~1년으로 짧다. 서로 다른 주기를 맞추기 위해 외부와 협력을 통해 다양한 방법을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