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혈압 치료제에 사용되는 중국산 원료 의약품에 발암 가능성이 있는 불순물이 포함돼, 정부가 관련 제품에 대한 판매 및 제조·수입을 중지하기로 했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8일 "유럽의약품안전청(EMA)이 고혈압 치료제로 사용되는 원료 의약품 중 중국의 '제지앙 화하이(Zhejiang Huahai)'사에서 제조한 '발사르탄'에서 불순물이 검출된 것을 확인해 제품을 회수 중이라고 발표했다"며 "해당 원료를 사용한 국내 제품에 대해서도 잠정적으로 판매 중지 및 제조·수입 중지 조치를 한다"고 밝혔다. 이번에 검출된 불순물은 세계보건기구(WHO)가 '발암 가능성이 있는 물질'로 분류한 'N-니트로소디메틸아민'이다.

식약처에 따르면 현재 국내에서 허가를 받고 판매 중인 고혈압 치료제는 약 2690품목에 달한다. 이 중 발사르탄을 원료로 사용하는 제품은 약 600개로, 모두 의사의 처방 없이 사용하거나 유통할 수 없는 전문 의약품이다. 식약처는 이 중 문제의 중국산 발사르탄을 사용한 것으로 추정되는 219개 품목에 대해 수입·판매 등을 중지했다.

최근 3년간 발사르탄을 사용해 제조한 전체 고혈압 치료제 가운데 이번에 문제가 된 중국산 발사르탄이 포함됐을 가능성이 있는 제품의 비중은 2.8% 수준이다. 식약처 관계자는 "이번에 판매·수입이 중지된 제품들은 모두 복제약으로, 대체품이 충분하기 때문에 고혈압 치료제 수급에는 영향이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에 문제 된 제품의 명단은 식약처 홈페이지에 게시된 보도 자료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식약처는 해당 제품과 관련성이 의심되는 부작용이 발생하거나 이상 징후가 있으면 한국의약품안전관리원으로 전화나 인터넷 홈페이지 등을 통해 신고할 것을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