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환 위기의 방패막이 역할을 하는 외환 보유액이 사상 처음으로 4000억달러를 넘어섰다.

한국은행은 지난달 말 현재 외환 보유액이 4003억달러로 집계됐다고 4일 밝혔다. 한 달 사이에 13억2000만달러가 늘었다. 한은은 최근 외환 보유액이 늘어난 배경으로 "꾸준하게 경상수지 흑자가 나면서 달러가 국내로 유입되고 있다"며 "외화 자산 운용 수익이 증가한 영향도 있다"고 설명했다.

우리나라의 외환 보유액은 IMF 외환 위기가 닥쳤던 1997년 12월 39억 4000만달러까지 떨어졌었다. 그 후 경상수지 흑자, 외국인 자금 유입 등으로 국내로 들어온 달러를 외환 보유액으로 확충해 왔다. 2001년 9월 1000억달러를 넘겼고, 2005년 5월 2000억달러를 넘겼다. 2600억달러까지 불었던 외환 보유액은 글로벌 금융 위기가 터진 2008년에 2005억달러로 급감했다가 2011년 4월 3000억달러를 넘긴 뒤 이번에 4000억달러를 돌파했다.

국제통화기금(IMF)은 경제 규모, 대외 부채 등을 고려해 국가별로 적정한 외환 보유액을 제시하는데, IMF가 제시한 우리나라의 적정 외환 보유액은 3814억~5721억달러이다.

한편 우리나라의 외환 보유액 규모는 중국(3조1106억달러), 일본(1조2545억달러), 스위스(8004억달러) 등에 이어 세계 9위 수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