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기업과 영세 자영업자 등의 구인(求人) 건수가 지난 2월부터 넉 달 연속으로 전년도 같은 기간보다 감소한 반면, 일자리를 잃어 고용보험 피보험 자격을 상실한 사람은 올해 1~5월 역대 최고 수준으로 뛰었다. 근로자 입장에서 보면 지금 가진 일자리를 유지하는 것과 새로운 일자리를 찾는 것 모두가 어려운 상황이다.

3일 한국고용정보원에 따르면, 지난 5월 취업 정보 사이트 '워크넷'에 등록된 신규 구인 인원은 20만6562명으로 전년도 같은 기간(24만140명)보다 14% 감소했다. 실제 채용이 이뤄진 인원도 작년(16만3494명)보다 8.2% 줄어든 15만137명에 그쳤다. 구인·채용 인원 모두 5월 기준으로는 지난 2015년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워크넷은 고용노동부·고용정보원이 운영하는 취업 정보 사이트로, 고용부 고용센터와 지방자치단체 등에 등록된 구인·구직 정보를 취합해 제공한다. 오계택 한국노동연구원 임금직무혁신센터 소장은 "주로 중소기업과 영세 업체 등에서 워크넷을 통해 구인 공고를 올리고, 구직자 중에서도 취약 계층이 워크넷을 많이 찾는다"면서 "전체 노동시장을 대표하는 자료는 아니지만 취약 계층의 취업 상황을 보여주는 의미가 있다"고 했다.

워크넷을 통한 구인 건수는 2016년 11월부터 지난해 9월까지 11개월 연속으로 전년보다 증가하다 지난해 10월부터 감소세로 돌아섰다. 올 1월(9.8%) 반짝 증가한 게 유일한 예외다. 지난해 10월부터 올해 5월까지 8개월 가운데 1개월 빼고는 모두 감소한 것이다. 특히 올해 들어서는 2월(-29.1%), 3월(-18.5%), 4월(-10.3%), 5월(-14.0%) 등 꾸준히 두 자릿수대 감소율을 보여 낙폭이 컸다. 채용 건수 역시 2~5월 연속으로 전년 같은 기간보다 줄었다.

한편 올해 5월 기준 고용보험 피보험 자격 상실자 수는 49만9005명으로 전년 같은 달(43만5417명)보다 8.3% 늘었다. 고용보험 피보험 자격 상실자는 폐업과 인원 감축 등으로 직장에서 잘리거나 스스로 그만둔 직장인이다. 고용보험 피보험 자격 상실자는 올 1월 전년보다 18.8%나 폭증했고, 2월엔 6.3% 감소했지만 3~5월 연속 증가했다. 1~5월 상실자 수를 모두 합하면 308만1080명으로 전년도(290만9823명)보다 5.9% 늘었다. 1~5월 상실자 수가 300만명을 넘긴 건 관련 통계가 집계된 지난 2004년 이후 처음이다. 여기에 최저임금 인상에 따라 실업급여액도 높아지면서, 1~5월 실업급여 지급액은 전년(2조2190억원)보다 21.3% 급증한 2조6925억원으로 집계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