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트 대신 음료 2잔 주겠다" 공지에 소비자 불만 급증
논란 일자 뒤늦게 매트 추가 제작 나선 스타벅스
평소 "한국법인 매출만 추구, 소비자는 무시" 지적도
스타벅스에 유리하게 판단한 소비자원도 논란 키워

스타벅스가 품절 대란을 겪었던 이벤트 경품 ‘마이 홀리데이 매트(비닐 돗자리)’를 추가 제작하고, 수령 기간을 늘리기로 했다. 하지만 스타벅스의 경품 행사가 실시간 상황파악이 가능한 스마트폰 앱을 통해 진행됐음에도 두달이라는 기간동안 왜 수요 예측을 하지 못했느냐는 지적이 나오면서 논란이 확대되고 있다.

스타벅스커피코리아는 이벤트 경품 마이 홀리데이 매트를 추가로 제작하고 경품 수령 기간을 2일 마감에서 8월13일까지로 변경했다. 스타벅스는 앞서 5월 1일부터 6월 25일까지 약 두달간 ‘블렌디드’ 등 비싼 음료 3잔을 포함, 총 15잔을 마신 후 쿠폰을 모으면 이달 2일까지 마이 홀리데이 매트를 주는 이벤트를 진행했다.

스타벅스가 품절 대란을 겪었던 이벤트 경품 ‘마이 홀리데이 매트(비닐 돗자리)’를 추가 제작하고, 수령 기간을 늘리기로 했다.

하지만 스타벅스 돗자리 물량은 마감일 약 1개월 전에 조기 소진되면서 돗자리를 찾아 매장 수십군데를 도는 소비자가 급증했다. ‘품귀 현상’에 중고 거래 사이트에서 스타벅스 돗자리 가격이 매장 판매가(3만1000원)를 뛰어넘는 3만3000원까지 치솟기도 했다.

이런 가운데 스타벅스가 지난달 26일 매트 소진으로 매트를 받지 못한 소비자에게는 음료 쿠폰 2장을 대신 주겠다고 일방적으로 공지하면서 논란을 키웠다. 소비자가 경품을 받기 위해 들인 돈에 비해 음료 쿠폰 2장의 가치가 턱없이 부족하다고 여겨졌기 때문이다. 경품을 받기 위해 스타벅스가 정한 음료 15잔을 모두 마시려면 약 8만원이 든다. 음료 쿠폰 2장 가격은 8200원~1만원 수준이다.

당초 스타벅스는 ‘블루’와 ‘옐로우’ 두 가지 색상 돗자리를 경품으로 증정하고 ‘핑크’ 돗자리는 매장에서 3만1000원에 판매했지만, 경품이 동 나면서 일부 매장에선 판매용 핑크 돗자리를 경품으로 제공하기도 했다. 소비자가 경품의 가치를 3만1000원으로 생각할 수 있는 대목이다.

돗자리 원가는 어떨까. 돗자리 업계 관계자는 “국내 원단을 사용해 한국 직원들을 통해 생산하면 제작비만 2만원이 넘게 들어가지만 중국에서 대량 생산했을 경우 원단가격(한마에 1000~2000원)과 재봉 인건비가 싸기 때문에 완성품 단가가 5000원~1만원 수준일 것”이라고 말했다. 스타벅스 돗자리는 중국에서 생산됐다.

두달 간 진행되는 이벤트 기간 정확한 수요 예측이 이뤄지지 않은 점도 문제점으로 지적됐다. 스타벅스 소비자는 스타벅스 애플리케이션(앱)을 통해 쿠폰 15개를 모으기 때문에 앱에 모인 정보로 수요 파악이 가능하다. 박현수 백석대 스마트폰미디어학부 교수는 “스타벅스 앱 관련 서버에 모인 정보는 전부 데이터베이스(DB)화 돼서 실시간으로 파악이 가능하다”며 “두달은 짧은 기간이 아니기 때문에 단기간에 급증한 소비자 때문에 예측할 수 없었다고 보긴 어렵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스타벅스 관계자는 “과거보다 2배가량의 경품 물량을 준비했지만 이벤트 마감쯤에는 미션 완료자가 과거의 4배 속도로 늘어났다”며 “이벤트 한달이 지난 5월말쯤 수요가 느는 것을 한 차례 파악하고 추가 제작에 나선 것”이라고 밝혔다.

스타벅스가 ‘e-프리퀀시 이벤트’ 상품으로 준비한 ‘마이 홀리데이 매트’.

스타벅스의 이 같은 품절 사태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스타벅스가 매년 초 내놓는 신년 다이어리는 해마다 품절 대란을 빚고 있다. 스타벅스를 애용하는 허미주씨(28)는 “매번 반복되는 품절 대란에도 왜 충분히 물량을 준비하지 않는 건지 의아하다”고 말했다.

매번 반복되는 논란에도 한국 스타벅스 경영진은 근본적인 대책마련에 나서지 않고 있다. 재고 부족 상황에도 15잔 쿠폰 마케팅을 강행한 것이 수익에만 급급한 결과가 아니냐는 지적이다. 경품을 음료 쿠폰 2장으로 대체한 것도 부적절한 대응이라는 평가다. 결국 매출 확대에만 집착한 나머지 소비자 불만은 고려하지 않았다는 지적이다.

한국과는 달리 미국 스타벅스 본사는 소비자 불만에 전방위적인 대응을 하고 있다. 6월 말 사임한 하워드 슐츠 스타벅스 전 회장은 지난 5월 미국 8000여개 직영 매장 전체의 문을 닫고 직원들을 대상으로 반(反)인종차별 교육을 실시했다. 지난 4월 필라델피아의 한 스타벅스 매장에서 음료를 주문하지 않고 자리에 앉아 있던 흑인 남성 2명이 직원들의 신고로 경찰에 체포되고 인종차별 논란으로 불매 운동이 벌어진 데 따른 것이다.

이날 17만5000여 명의 미국 내 스타벅스 직원들은 반(反)편견 교육 전문가들과 함께 4시간여 동안 다른 성별(性別)이나 인종의 사람들에게 은연중에 가졌던 편견을 털어놓고 해결책을 찾는 훈련을 받았다. 미국 스타벅스 측은 “영업 중지로 수천만달러의 손실이 예상되지만 미래를 위한 투자라는 점에서 꼭 필요하다”고 밝혔다.

스타벅스의 돗자리 논란에 대해 소비자보다 스타벅스에 유리하게 해석한 한국소비자원도 불만을 키웠다. 이번 스타벅스 사례에 대해 한국소비자원은 “크게 문제될 것은 없다”고 밝혔다. 톨 사이즈 음료 쿠폰이 매트 가격보다 저렴하다고 해도 소비자가 매트를 직접 구입한 것이 아닌 음료를 구매해 받는 증정품이기 때문에 음료 쿠폰 대체도 문제가 없다는 것이다.

이런 소비자원의 입장에 대해서는 ‘소비자가 매트를 얻기 위해 지불한 음료 15잔의 가격에는 매트가 포함돼 있다고 해석하는 것이 맞다’는 주장이 팽팽히 맞선다. 스타벅스가 같은 종류의 매트를 3만1000원에 판매 중이어서 경품의 가격도 나와있는 상황이었다. 그럼에도 소비자원이 매트를 상품이 아닌 경품으로 판단한 것은 소비자보다 글로벌 커피회사인 스타벅스에게 유리하게 규정을 해석한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다만 한국소비자원은 “공정거래위원회의 부당한 광고행위의 유형 및 기준지정 고시에 따르면 증정품을 제공할 때는 증정기간과 선착순 인원을 구체적으로 제시해야 한다”고 밝혔다. 스타벅스는 이번 이벤트 경품 증정기간은 밝혔으나 선착순 인원은 구체적으로 명시하지 않아, 소비자보호법을 위반했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