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중앙화(decentralization)가 본격화하면 제2의 우버, 페이스북 같은 회사가 나올 것으로 생각합니다.”

브랜든 김(Brendon Kim) 삼성넥스트 투자총괄(상무)은 27일 “소유권(ownership)과 통제의 측면에서 탈중앙화는 세 번째 단계에 해당한다. 단계마다 많은 회사가 생겨났고, 일부는 큰 성공을 거뒀다”며 이같이 말했다.

한 회사(single corporation)가 통제력을 쥐고 있던 첫 번째 단계, 플랫폼(platform)이 통제력을 가졌던 두 번째 단계를 지나 네트워크가 통제력을 지닌 탈중앙화 단계가 시작되고 있다는 것이다. 첫 번째 단계에선 은행이 성장했고, 두 번째에선 페이스북, 에어비앤비, 우버 같은 회사가 빠르게 성장했다.

브랜든 김 삼성넥스트 투자총괄이 27일 삼성넥스트의 탈중앙화 투자 전략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삼성넥스트는 미국 실리콘밸리에 거점을 둔 삼성전자(005930)의 벤처 투자 조직이다. 김 투자총괄을 비롯한 삼성넥스트 관계자들은 이날 오후 은행권청년창업재단 ‘디캠프’와 함께 탈중앙화를 주제로 ‘디톡스(D.TALKS)’ 세미나를 열었다. 디톡스는 디캠프가 진행하는 인사이트 공유 세미나다.

김 투자 총괄은 “데이터 폭발, 프라이버시와 보안에 대한 소비자들의 요구 등이 탈중앙화를 촉진하고 있다”며 “블록체인은 탈중앙화를 가능하게 할 키(key) 기술”이라고 했다.

그는 이어 “삼성넥스트는 활발하게 탈중앙화를 탐구하고 있고, 다양한 관련 스타트업에 투자하고 있다”며 “삼성넥스트뿐 아니라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아마존 등 다른 글로벌 기업 역시 탈중앙화 스타트업에 적극적으로 투자하고 있다”고 했다.

김 투자총괄은 “다만 탈중앙화가 클라우드의 종말(disappear)을 의미하진 않는다”며 “클라우드와 에지 컴퓨팅(edge computing, 분산형 컴퓨팅 기술)은 함께 일할(work together) 수 있다”고 했다.

(왼쪽부터)뉴욕 오피스의 거스 워렌, 유럽의 마리오 브란시포티, 이스라엘의 이얄 밀러, 실리콘밸리의 레이몬드 리아오, 한국의 윤홍열 매니저, 브랜든 김 투자총괄이 패널 토크를 진행하고 있다.

이날 디톡스 현장엔 김 투자총괄과 함께 삼성넥스트 실리콘밸리 오피스의 레이몬드 리아오(Raymond Liao), 뉴욕 오피스의 거스 워렌(Gus Warren), 유럽의 마리오 브란시포티(Mario Branciforti), 이스라엘의 이얄 밀러(Eyal Miller), 한국의 윤홍열 매니저가 참석했다. 이들은 패널 토크 시간에 청중과 질문을 주고 받으며 해외 스타트업 투자 환경을 설명하고 활발하게 의견을 교환했다.

김홍일 디캠프 센터장은 “최근 이슈로 떠오른 탈중앙화에 대한 전 세계 전문가의 다양한 의견을 들을 기회였다”며 “한국 스타트업이 글로벌 감각을 키우고 새로운 이슈에 대한 정보를 접할 수 있었을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