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는 올해부터 사물인터넷(IoT)과 인공지능(AI)의 융합을 바탕으로 한 미래 기술을 핵심 전략으로 내세우고 있다. 삼성전자가 그동안 모바일, 가전, 디스플레이, 반도체 등 각 사업부의 기술 경쟁력 강화에 집중했다면 지금은 유기적인 네트워크로 솔루션을 통합해 소비자들이 원하는 것을 제공하는 지능화된 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것이다.

삼성전자의 IoT 사업을 주도하고 있는 김현석 소비자가전(CE) 부문장은 올해 5월 17일 서울 성동구 에스팩토리에서 열린 '삼성 홈IoT&빅스비 미디어데이'에서 "각 가정에 IoT가 확산되기 위해서는 개별 기기의 원격 제어, 기기 간 연결성을 뛰어넘어 사용자 개인에 맞춘 지능화된 서비스가 필수적"이라며 "그동안 연구개발을 집중해 온 '홈IoT' 기술이 '빅스비'와 만나 더욱 진화된 제품과 서비스를 보여줄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올해 1월 CES에서 인공지능과 사물인터넷 기능이 접목된 ‘패밀리허브’ 냉장고를 선보였다.

삼성전자가 꿈꾸는 '큰 그림'은 2014년부터 시작됐다고 볼 수 있다. 당시 삼성전자는 인텔, 브로드컴, 델 등 글로벌 기업을 포함한 390여개 회사가 참여하고 있는 오픈 커넥티비티 파운데이션(Open Connectivity Foundation, OCF)에 가입했다. OCF는 제조사와 상관없이 스마트폰, PC, 웨어러블 기기 등 수십억개의 전자기기를 연결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 연합체다.

같은 해 삼성전자는 미국의 IoT 개방형 플랫폼 개발 회사인 '스마트싱스(SmartThings)'를 전격 인수했다. 스마트싱스는 커넥티드 디바이스와 애플리케이션을 만드는 개발자들에게 개방적 생태계를 지원하는 회사다. 2년 뒤 삼성전자는 미국의 클라우드 서비스 업체인 조이언트(Joyent)까지 품에 안으며 IoT와 함께 늘어나는 클라우드 수요에 대응했다.

IoT에 AI를 접목한다는 전략을 위해 삼성전자는 공격적으로 AI 기업에 대한 인수합병(M&A)도 단행했다. 2016년 11월 삼성전자는 미국 실리콘밸리에 소재한 AI 플랫폼 개발 기업 '비브랩스(VIV Labs)'를 인수했다. 비브랩스의 AI 플랫폼은 외부 서비스 제공자들이 자유롭게 참여해 각자의 서비스를 자연어 기반의 AI 인터페이스에 연결할 수 있는 특징을 가지고 있다. 지난해 11월에는 대화형 AI 서비스 스타트업 '플런티'도 인수했다.

삼성전자는 또 자체적인 AI 기술력 확보를 위해 삼성 리서치(Samsung Research)를 출범시키고, 산하에 AI센터를 신설해 선행연구 기능을 강화하기도 했다. 올해 1월에는 미국 실리콘밸리에 AI 연구센터를 설립했고 5월에는 AI 관련 글로벌 우수 인재와 기술을 확보하기 위해 이 분야에 강점을 가진 영국 케임브리지, 캐나다 토론토, 러시아 모스크바에 AI 연구센터를 추가로 개소하기도 했다.

김현석 부문장은 올 초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세계 최대 정보기술(IT) 전시회 'CES 2018'에서 사물인터넷(Internet of Things)이 아니라 지능형 사물(Intelligence of Things)의 개념을 제시하며 "더 많은 소비자가 누릴 수 있는 서비스를 위해 기기 간 연결성을 초월해 지능화된 서비스를 구현하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