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중공업은 해양플랜트 일감이 바닥나면서 해양야드 가동을 중단하고 가동중단에 따라 조직도 개편할 계획이라고 22일 밝혔다.

강환구(사진) 현대중공업 사장은 이날 임직원에 보낸 편지에서 "(해양야드 가동 중단을 막기 위해)여러 프로젝트 수주전에 뛰어들었고 공격적으로 입찰에 참여했지만, 생산성에 비해 턱없이 높은 원가 부담을 극복하지 못했고 결국은 중국, 싱가포르 업체에 밀리고 말았다"며 해양야드 가동을 중단한다고 밝혔다.

강 사장은 영국의 석유화학기업 브리티시 페트롤리엄(BP)이 진행하는 아프리카 또르뚜(Tortue) 가스전 개발 사업을 프랑스·중국 컨소시엄에 뺏긴 게 안타까웠다고 털어놨다. 그는 “발주처가 우리와 돈독한 관계를 유지해 왔고 아직까지는 해양 구조물을 중국 야드에서 제작할 수 없다는 믿음이 있었다. 하지만, 현실은 달랐고 발주처는 우리가 아닌 제작비가 싼 중국업체를 선택했다”고 했다.

현대중공업은 나스르 프로젝트의 마지막 모듈이 출항하면 해양야드에서는 더 이상 작업할 일이 없게 된다. 강 사장은 “(나스르 사업이 끝나면)설치 및 AS 등 잔여공사 수행조직과 향후 있을 수주에 대비한 수주지원 조직만 한시적으로 운영된다”며 “기타 조직들은 통폐합 절차를 밟게 될 것이고, 대규모 유휴인력이 발생하게 된다”고 했다. 현대중공업이 새로운 공사를 수주하더라도 착공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필요해 일감공백은 피할 수 없게 된다.

강 사장은 앞으로가 더 걱정이라고 했다. 그는 “지금 우리의 고정비로는 발주물량이 나와도 수주를 하기가 쉽지 않다. 인정하고 싶지 않지만 이것이 현실이고 외부의 누군가가 이 문제를 해결해 줄 수도 없다”며 “지금의 위기를 극복하는 방법은 비용을 줄이는 한 가지 밖에 없다”고 했다. 중국, 싱가포르 업체가 3분의 1 수준의 인건비로 공격해 오는 상황에서 고정비를 줄여 가격 경쟁력을 높이는 것 말고는 방법이 없다는 것이다.

강 사장은 “우리 회사의 해양 사업이 경쟁력을 갖기 위해서는 우리에게 무척 힘든 시간이 다가올 수 밖에 없는 이유”라며 “모든 임직원이 각자 위치에서 할 수 있는 최선의 노력을 다해 주시기를 당부드린다. 무엇이 회사를 살리는 길인지에 대해서도 다시한번 깊이 생각해 주기 바란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