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시장에서 신형 싼타페의 독주가 계속되고 있다. 싼타페는 출시 직후인 3월 판매량이 1만3076대를 기록하며, 흥행 돌풍을 예고했다. 이후 4월 판매량도 1만1837대에 달했으며, 5월 역시 1만668대를 기록했다. 세단 모델인 쏘나타와 그랜저에 이어 SUV 모델인 싼타페가 ‘국민차’라는 타이틀을 넘겨받은 셈이다.

자동차 업계에서는 중형SUV 시장에서 신형 싼타페의 독주가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완성차 업계 한 관계자는 “신형 싼타페에 대항할 만한 국산 경쟁 차량이 없어 당분간 인기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 싼타페 중형SUV 시장 독주, 3개월 연속 1만대 판매

신형 싼타페의 인기는 국내 자동차시장의 SUV 쏠림 현상과 무관치 않다. 지난해 국내 자동차 판매량은 155만8572대로 전년대비 2.4% 감소했다. 하지만 SUV는 총 46만6443대가 판매되며 상승했다. 국내 시장에서 SUV의 점유율도 29.2%에서 30%로 늘어났다. 이 같은 분위기는 올해도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SUV 단점이었던 승차감이 세단 못지않은 정도로 개선됐고, 유가 100달러 시대보다 연료비 부담이 크게 줄면서 세단의 강점이 희석됐다는 것이다. 여기에 공간 활용도가 높다는 점이 레저 수요 증가에 따라 강점으로 부각되고 있다.

신형 싼타페.

현대차 관계자는 "SUV 인기가 계속 이어지면서 올해 국내 판매량 1위를 싼타페가 차지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신형 싼타페가 비슷한 가격대 수입차들과 비교했을 때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가 우수한 점도 인기 요인이다. 현대차는 신형 싼타페에 반자율주행 기능이 포함된 ‘현대스마트센스’ 옵션을 추가했다. 비슷한 가격대의 수입차에서는 보기 어려운 사양이다. 여기에 넓은 실내공간 등 신형 싼타페만의 장점이 부각되면서 30~40대 고객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완성차업계 관계자는 “SUV는 법인과 택시용 수요가 거의 없다”며 “택시와 법인용 구매가 많은 세단과 달리 SUV는 수익성이 커 현대차가 독하게 마음먹고 만든 차라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 한국GM·수입차업계, 중형SUV 출시로 경쟁 심화

하반기부터 수입차와 한국GM이 경쟁모델이 출시해 본격적으로 판매에 들어가면, 싼타페의 독주도 제동이 걸릴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한국GM은 이달 중형 SUV 이쿼녹스를 출시했다. 이쿼녹스는 GM SUV 라인업의 대표 주자다. 2004년 1세대 모델이 출시되고 나서 현재 3세대가 판매 중이다. 지난해 미국에서 29만대가 팔리며 풀사이즈 픽업트럭인 '실버라도'에 이어 북미 최다 판매 모델로 자리매김했다. 올 1~4월엔 미국에서 총 11만429대를 팔며 미국 시장 내 판매되는 300여 종 자동차 모델 중 8위를 차지했다.

상품성도 대폭 강화했다. 레이더 센서와 전후방 카메라를 통해 차량 주변을 감시하고, 잠재적인 사고를 예방하는 360도 전방위 안전시스템이 탑재됐다.

한국GM SUV 이쿼녹스.

또 주행 중 사고를 방지하기 위한 시티 브레이킹 시스템(저속 자동 긴급 제동 시스템), 전방 충돌 경고 시스템, 차선 유지 보조 시스템, 사각지대 경고 시스템 등이 전 모델에 기본으로 장착됐다.

한국GM 관계자는 "차량의 안전성, 디자인, 크기 등을 보면 이쿼녹스가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며 “출시 가격도 2000만원대 후반부터 시작한다는 점도 강점”이라고 말했다.

수입차업계도 SUV 라인업을 대폭 강화하고 있다. 폴크스바겐은 2세대 신형 티구안 출시한 지 두 달 만에 지난달 판매량 1561대를 기록해, 최다 판매 기록을 경신했다. 아우디의 Q5와 BMW의 ‘뉴 X4’도 이르면 올 하반기 국내 판매를 시작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