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 기능을 내장한 스마트 손목시계인 애플워치3가 지난 15일 국내에서 정식 출시됐다. 지난해 9월 글로벌 출시된 이 제품은 현재 웨어러블(착용형) 제품 시장을 석권한 모델이다. 지난해 4분기에만 800만대가 팔리며 롤렉스·오메가·스와치 등 전통적인 스위스 시계 업체들의 판매량을 모두 합친 수치(673만대)를 넘어섰다.

애플 웨어러블 제품 최초로 LTE(4세대 이동통신) 기능을 탑재해 사용자가 외출했을 때나 운동할 때 아이폰이 근처에 없어도 전화를 걸고 문자를 주고받을 수 있다. 이에 삼성전자·LG전자는 각각 2년, 1년간의 침묵을 깨고 올해 하반기 신형 스마트 시계 출시를 예고하고 나섰다. 시장 조사 업체 IDC에 따르면 스마트 시계는 올해 출하량 4360만대에서 2022년 8410만대로 두 배가량 성장할 전망이다.

◇하반기 애플·삼성·LG 스마트 시계 나란히 출시

애플은 올해 1분기 LTE 통신 기능이 탑재된 스마트 시계 시장에서 점유율 절반 이상(60.4%)을 차지하는 강자다. 애플은 이 기세를 몰아 오는 9월 아이폰 신제품을 발표하면서 새로운 스마트 시계 '애플워치4'를 공개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금까지 애플워치 화면은 네모난 모양이었지만, 원형 모습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 애플은 특히 기존에 사용자의 심박 수를 체크할 수 있는 기능을 넘어서 심전도까지 측정하는 기술을 개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애플워치를 착용하지 않은 손의 두 손가락을 화면 위에 올리면 센서가 심장 관련 정보를 수집하는 방식이다.

올 하반기 애플·삼성전자·LG전자가 나란히 스마트 시계 신제품 출시를 예고하면서 이 분야 시장 경쟁이 치열해질 전망이다. 맨 위 사진은 삼성전자가 2016년 출시한 스마트 시계 기어S3. 아래 사진은 지난해 9월 애플이 출시한 스마트 시계 애플워치3.

삼성전자와 LG전자도 하반기 스마트시계 신제품을 공개하고 글로벌 시장 공략에 나선다. 애플에 이어 글로벌 스마트 시계 점유율 2위(10.6%)인 삼성전자는 오는 8월 갤럭시노트9 공개 시점에 맞춰 스마트 시계 신제품을 2년 만에 공개할 전망이다. 삼성전자는 이를 위해 지난 16일 웨어러블 제품에 써왔던 '기어' 브랜드를 버리고 스마트폰과 같은 '갤럭시'로 이름을 바꿨다. 업계에서는 강력한 브랜드인 갤럭시 시리즈에 웨어러블 제품을 편입해 시장 경쟁력을 높이려는 전략으로 보고 있다. 새 스마트 시계엔 처음으로 골드 색상이 도입될 전망이다. 심박 수 체크, 식습관 분석, 수면 상태 분석 등을 제공했던 기존 기능에 혈압을 측정하는 기능까지 추가될 것이 유력하다.

LG전자는 다음 달 차세대 스마트 시계 2종을 선보일 예정이다. 지난해 3월 출시한 스마트 시계의 후속 모델로 배터리가 방전된 이후에도 4일간 화면에 시간이 표시되는 기능을 처음으로 도입할 것으로 알려졌다.

◇다양한 기능 추가하면서 영역 확장

애플을 비롯한 스마트 시계 제조업체들은 건강관리 기능을 지속적으로 강화하며 시장 확대에 나서고 있다. KT 경제경영연구소는 보고서를 통해 "IT 제조 업체들은 건강관리에 필요한 생체 데이터를 수집해 건강관리 서비스를 강화할 수 있다"며 "건강에 관심이 많은 40대 이상 소비자들도 이용자로 끌어들일 수 있다"고 밝혔다.

미국 업체 핏비트는 지난 5일(현지 시각) "지난 4월 스마트 시계 버사를 출시한 뒤로 1개월 반 만에 100만대를 넘어섰다"고 발표했다. 무게 38g의 초경량 제품임에도 특화된 건강 기능을 갖췄다. 특히 여성 건강 모니터링 기능을 추가해 여성 사용자들의 생리 기간과 배란기 증상을 기록하고 생리 주기가 건강에 미치는 영향을 확인할 수 있게 한 점이 주효했다는 평가다.

스마트워치는 작은 화면과 적은 배터리 용량 한계를 극복하고 AI(인공지능) 시대를 맞아 쓰임새가 더욱 확대될 전망이다. 특히 전자제품·자율주행차 같은 모든 사물이 인터넷과 연결되는 미래 시대에 AI와 소통할 수 있는 수단으로 주목받고 있다. IT업계 관계자는 "스마트 시계에 AI 비서가 탑재되면서 스마트 시계가 활용성과 편의성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