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의 역점 사업 중 하나인 ‘2030 역세권 청년주택’에 기업 참여가 잇따르고 속속 착공이 이뤄지면서 사업이 확대되고 있다.

서울시로서는 청년주택과 커뮤니티 시설을 많이 공급할 수 있고, 기업 입장에서도 임대주택 부문에서 새로운 먹거리를 창출하고 부지 활용도도 높일 수 있다는 점에서 서로 ‘윈윈’이라는 평가다.

20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서울 금천구 독산동 옛 대한전선 부지 약 8만2000㎡를 놓고, 소유자인 부영이 서울시에 기업형 임대주택 촉진지구로 지정해 달라며 세부개발계획을 담은 사전 자문을 신청했다. 서울시는 최근 검토에 들어갔다. 부지는 크게 두 블록으로 나누어져 있는데, 금천구청역과 가까운 곳에 역세권 청년주택 987가구 등이 계획됐다. 나머지 한 곳은 종합병원 건설 등이 계획돼 있다.

앞서 롯데건설이 옛 롯데기공 빌딩 부지인 남영역 인근 용산구 원효로 5465㎡에서 추진 중인 청년주택 사업도 이달 중 사업인가를 받아 조만간 착공에 들어간다. 지하 6층~지상 29층으로, 공공임대 287가구와 민간임대 460가구 등 747가구로 구성된다. 커뮤니티 시설도 지상 2층에 들어설 예정인데, 공동 주방과 강당 등을 비롯해 청년들을 위한 휴식공간인 ‘무중력지대’도 함께 지어진다.

이랜드도 신촌사옥 부지인 마포구 창전동 4264㎡에서 청년주택 사업을 하고 있는데, 지난해 말 사업인가를 받아 공사가 진행되고 있다. 2020년 하반기 준공 예정으로, 준공 약 6개월 전에 입주자 신청을 받기로 했다. 지하 5층~지상 16층에 총 589가구(공공임대 60가구·민간임대 529가구)의 청년주택이 들어설 예정이다. 지상 1~2층에 북카페와 멀티룸, 세탁실, 공동 주방 등 다양한 커뮤니티 시설이 계획됐다.

서울 합정역 인근에서 지어지고 있는 역세권 청년주택의 완공 후 예상 모습.

미래에셋대우는 합정역 인근인 마포구 서교동 6496㎡에서 진행 중인 24층 높이 역세권 청년주택 사업에 지분투자를 했다. 총 973가구로 지난해 3월 사업인가를 받아 공사가 한창 진행중이다. 지하 1~2층에 공연장, 문화 및 집회시설 등 커뮤니티시설이 들어선다. 2020년 상반기 준공 예정이고, 비슷한 시기에 입주자 신청을 받을 계획이다.

역 주변 반경 250m 이내 입지 등의 조건을 갖추면 역세권 청년주택을 추진할 수 있는데, 서울시는 종상향을 통해 용적률을 완화해주고 세금 감면 등의 혜택을 주고 있다. 빈 땅을 개발할 유인이 될 뿐더러, 기업들로서는 새 먹거리인 임대주택 사업을 추진할 수 있는 계기도 된다. 젊은층의 임대수요가 꾸준한 서울 역세권이라 안정적인 사업을 추진할 수 있다.

미래에셋대우의 경우 합정역 청년주택이 첫 임대주택 사업이다. 회사 관계자는 “매년 5% 수준의 안정적인 운영 수익을 확보할 수 있어 사업에 참여했다”고 말했다.

공공지원 민간임대(옛 뉴스테이)에 공을 들이고 있는 롯데건설은 남영역 청년주택에 자사 민간임대 주거서비스 브랜드인 ‘엘리스’를 도입할 예정이다. 롯데자산개발도 충정로역 인근 서대문구 충정로3가 5412㎡에서 공사 중인 청년주택 499가구에 자사 주거 서비스 브랜드 ‘어바니엘’를 앞세워 임대관리에 나설 계획이다.

서울시도 반기고 있다. 기업들이 보유한 부지는 면적이 개인 소유지에 비해 커, 한 번에 수백가구 이상 공급할 수 있고 커뮤니티 시설도 다양하게 구성할 수 있어서다.

서울시 관계자는 “청년주택의 핵심은 주거뿐 아니라 커뮤니티 시설에도 있는데, 상대적으로 면적이 큰 부지에선 이런 부대 시설을 넣기가 훨씬 낫다”면서 “청년주택 대상지를 규정하는 조례가 개정되면 기업 참여도 더 활발해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역세권 청년주택 사업 대상지를 지하철역 승강장 경계로부터 ‘250m 이내’에서 ‘350m 이내’로 넓히는 내용의 ‘역세권 청년주택 공급 지원에 대한 조례 일부개정조례안’은 이달 서울시의회에서 심사될 예정이다. 사업 대상지가 역 주변 반경 350m로 확대되면 청년주택 공급이 지금보다 30∼35%가량 늘어날 것으로 서울시는 내다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