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맺음 박영선 이사

싱글이 연애를 ‘못’하고 있다고 고백하는 건 쉽지 않은 일이다. 싱글은 말한다. 바빠서, 마음의 여유가 없어서 연애를 ‘안’하고 있는 것뿐이라고. 하지만 실상은 이럴지도 모른다. 나이는 들어가는데 더 이상 소개팅을 부탁할 사람은 없고 새로운 이성을 만나기 위해 각종 모임에 참석해봐도 딱히 마음에 드는 사람이 없다. 혼자인 시간이 길어질수록 눈은 높아졌으나, 그에 비해 자신의 입지가 높아지지는 않았다. 그러다가 결국엔 ‘연애 따위 안 하면 그만’이라고 생각하는 지경에 이른다.

이 시대의 싱글은 도대체 왜 연애에 어려움을 겪는 것일까? 17년간 수많은 싱글들과 연애 상담을 하며 짝을 찾아준 결혼정보서비스 ‘맺음’의 박영선 이사는 ‘인정하면 된다’고 대답한다. 자신의 부족함을 인정하고, 누군가의 도움을 인정하면 연애도 그리 어려운 것이 아니라고 말이다. 갈수록 연애가 어려운 싱글에겐 앞에서 끌어주고 뒤에서 밀어주는 ‘연애 서포터’가 필요하다. 싱글들을 위한 맞춤형 매칭 서비스 ‘맺음’의 박영선 이사에게서 특별한 연애 지침을 들어보자.

Q.연애가 어려운 이 시대의 싱글, 이유가 뭘까?
A.10년 전 만난 싱글들의 고민은 '결혼을 하고 싶은데 적당한 상대가 없다'였다. 남들보다 빨리 좋은 배우자를 찾고 싶은 마음, 결혼적령기가 차서 다급한 마음, 혼기가 지나 마지막 희망을 갖고 찾아오는 사람들이 많았다. 그런데 요즘 싱글들을 만나 이야기를 들어보면 결혼이 문제가 아니다. 연애할 시간과 돈이 부족하고, 이성을 만날 기회는 좀처럼 없고, 썩 마음에 들지 않는 사람과 대충 만나기는 싫다는 거다. 여기에 나이까지 적지 않다면, 결혼에 대한 압박감에 연애를 시작하기가 쉽지 않다고 토로한다.

Q.그들이 연애를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A.연애를 원하지만 그것이 쉽지 않다면 가장 큰 이유는 '다양한 이성을 만날 기회가 없다'는 것이다. 또 하나는 이성을 만난다고 해도 자신을 어필하는 능력이 부족할 수도 있다. 여기서 연애 성공을 위한 키워드는 '인정'이다. 그 동안 연애를 못했다는 사실이 분명하다면, 자신의 부족함을 인정하고 개선하려는 노력을 해야 한다. 예를 들어 우리는 자기계발을 위해 돈을 들여 운동을 하고, 외국어를 배우고, 피부관리를 받곤 한다. 그런데 연애만은, 심지어 그것에 능통하지도 못하면서 혼자의 힘으로 해결할 수 있다고 믿는 것 같다. 이미 혼자서 해결하기가 어려워졌다면 연애에 대한 투자를 고민해볼 시점이다.

Q.연애에 대한 투자라 함은 어떤 것인가?
A.스스로 연애에 있어 어떤 부분이 부족하고 필요한지를 고민해봐야 한다. 이성과 만날 기회가 부족하다, 연애 기술이 부족하다, 낯을 가려 시간이 필요한 성격이다 등 여러 가지 문제가 있을 수 있다. 이 모든 것을 혼자만의 노력으로 해결할 수 있다면 좋겠지만 하루 온종일 연애 고민에만 매달려 있을 순 없다. 몸이 아플 때 병원에 찾아가 증상을 말하면 의사가 병명과 처방전을 내어주듯이, 연애에도 그런 전문가가 있다. 말하지 않아도 어떤 부분이 부족한지, 어떤 처방이 필요하고, 어떻게 해결할 수 있을지 당신을 대신해서 연애를 고민해줄 전문가 말이다. 원하는 이성상과 행복하게 연애하는 사람들은 모두 선천적으로 '연애력'이 뛰어난 사람들일까? 그 중에는 분명, 남 몰래 연애를 위해 투자한 사람들이 있을 것이다.

Q.구체적으로 어떤 처방을 얘기하는 것인지?
A.맺음의 서비스로 예를 들자면 소개팅 기회와 연애 코칭을 제공받는 것이 기본이다. 전문가와의 상담을 통해 본인의 이성상을 확인하고 성향 분석에 따라 이성을 소개받는다. 이 과정에서 맺음은 흔히 '스펙'이라고 하는, 직업이나 연봉, 학벌, 집안 등의 내용보다는 상담자의 성격과 성향에 대한 분석을 더욱 중요하게 생각한다. 실제로 스펙에 따른 매칭보다 성향에 따른 매칭의 교제 확률이 더 높기 때문이다. 또한 상담과 미팅 과정에서 지속적으로 전문가에게 심리상담, 메이크업 강좌, 코디 강좌 등의 '싱글 서포팅 프로그램'을 제공받을 수 있다. 스포츠나 요리, 공연 등 취향에 따라 만남의 기회를 제공하는 다양한 이벤트도 주기적으로 진행하고 있다.

Q.싱글에게 결혼정보회사의 문턱은 여전히 높은데.
A.아직도 많은 사람들이 '결혼정보회사'라고 하면 조건지향적인 사람들만 이용한다는 생각, 부모님 손에 이끌려 '선'을 보러 나가는 이미지를 떠올리곤 한다. 맺음은 공식적으로 '결혼정보서비스업'으로 구분되지만, 그 모태는 소셜데이팅 서비스인 '이음'의 VIP 오프라인 서비스로 출발을 했다. 그렇기에 서비스의 색깔이 기존의 결혼정보회사와는 차이가 난다. 가장 큰 차이는 '결혼정보회사'라는 명칭과는 달리 맺음이 추구하는 바가 '결혼'이 아니라는 점이다. 맺음의 목적은 혼자인 사람이 둘이 되어나가는 것이다. 그 끝은 연애일 수도, 결혼일 수도 있으며 단지 맺음은 그 사람에게 가장 적합한 최선의 선택지를 제공할 뿐이다.

Q. 맺음이 지향하는 서비스의 청사진은?
A.맺음은 괜찮은 사람과 평범한 연애를 꿈꾸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이용할 수 있는 서비스를 지향한다. 연애라는 것도 결국엔 관계의 문제이다. 관계 쌓기에 어려움을 겪는 사람들의 마음을 위로하고, 그들이 자신감을 되찾을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 우리의 일이다. 설령 그 사람이 맺음이 소개한 사람과 결국 결실을 맺지 못했다 하더라도, 훗날 스스로 인연을 찾을 수 있도록 말이다. 모든 싱글이 자신의 네트워크 안에서 자유롭게 이성을 만나 연애를 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그러나 그것은 어쩌면 우리의 희망사항이자 이상일지도 모른다. 결혼정보회사에서 인연을 찾는 일이 조건을 따져 사람을 만나는 '속물적'인 행위가 아니라, 소중한 미래를 위한 당당한 투자라고 생각될 그날까지 맺음은 앞으로도 계속 싱글의 '맺음'에 대한 연구와 노력을 멈추지 않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