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킹을 당해 수백억원대의 가상화폐 인출사고를 일으킨 가상화폐 거래소 코인레일이 지난 2월 일부 시중은행으로부터 자금세탁 의심 징후를 이유로 자금 입금 정지 조치를 당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11일 “코인레일과 거래하던 복수의 은행이 지난 2월 코인레일 실사에서 자금세탁 의심 거래를 발견했고 일부 은행은 지난 4월 자금 입금 정지 조치까지 내렸다”고 말했다.

당시 가상화폐 투자 광풍이 불자 금융당국은 시중은행을 동원해 자금 거래(거래 계좌)가 있는 가상화폐 거래소를 대상으로 자금세탁 의심 거래 등 불법 여부를 실사하도록 의무화했다.

일부 시중은행이 코인레일과 금융거래를 중단한 구체적인 이유는 파악되지 않고 있다. ‘특정 금융거래보고 및 이용 등에 관한 법률(특금법)’과 ‘가상통화 자금세탁방지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가상화폐 거래소가 실명확인 입출금계정 서비스를 이용하지 않는 등 자금세탁의 위험성이 높다고 판단되면 금융거래를 거절할 수 있다.

한편 지난 10일 오전 1시쯤 코인레일이 보유한 가상화폐 계좌에서 펀디엑스, 엔퍼, 애스톤, 트론, 스톰 등 가상화폐 9종, 36억개 가량이 40분에 걸쳐 인출되는 사고가 발생했다. 코인레일은 “해킹 공격을 당해 보유 중인 일부 가상화폐에 피해가 발생했다"고 홈페이지 공지문을 통해 밝혔다.

가상화폐 전문매체 코인텔레그래프 제공

경찰은 코인레일의 가상화폐 유출이 실제로 해킹에 의한 것인지, 전산망에 문제가 생겨 발생한 것인지 사고 원인에 대한 수사에 착수했다. 관련 업계에 따르면 210억 달러 상당의 펀디엑스, 149억원 상당의 애스톤 등 약 400억원 규모의 가상화폐가 유출된 것으로 추정된다. 코인레일은 24시간 거래량 기준 세계 90위권의 중소 거래소다. 코인레일 해킹 사건의 여파로 비트코인 등 가상화폐 가격이 크게 하락했다.

국내 가상화폐 거래소 해킹 사고는 야피존(유빗의 전신, 55억원 피해), 유빗(172억원 피해)에 이어 코인레일이 세 번째다.

한 가상화폐 거래소 관계자는 “코인레일은 검증되지 않은 ICO를 직접 판매해왔다는 점, 운영회사와 관련한 소문 등 동종업계에서도 여러가지 미심쩍은 사안들이 지적된 회사”라며 “수사가 잘 이뤄져 가상화폐 시장에 미친 부정적 영향이 빨리 해소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